김일성·김정일기금 조성...외화벌이 총력전 펼쳐
해외 재력가 유치에 팔 걷어..경제난 해소 차원
VIP회원에 북한 초청·전용기 등 각종 편의 제공
[뉴스핌=장동진 기자]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을 해소하기 위해 김일성·김정일기금을 조성, 외화벌이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관련 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14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당국이 김일성·김정일기금이라는 명목으로 VIP회원제도를 운영, 해외 재력가들의 가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며 "해외 재력가들이 VIP회원에 가입한 뒤 북한을 방문할 경우 각종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VIP회원이 가족과 함께 1인당 미화 3000달러를 내면 전용기를 타고 백두산과 마식령 스키장, 평양시를 모두 구경할 수 있다"면서 "최근 마식령 스키장을 찾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면서 '마식령 외화벌이 기지'라는 새로운 말도 생겨났다"고 전했다.
김일성·김정일기금 명예증서(위)와 기부증서.<사진=김일성·김정일기금 홈페이지> |
데일리NK에 따르면 김일성·김정일기금은 김일성 탄생 100주년과 김정일 탄생 70주년을 맞아 지난 2012년 만들어졌다.
기금의 회원이 되려면 가입등록비로 개인 500유로, 단체 1만유로를 내야 하고, 회비는 1년에 개인 700유로, 단체 2만유로를 내야 한다. 반면 1년 6개월 이상 회비를 내지 않을 경우 회원에서 자동 제명된다. 각종 비용은 유로와 미국 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회원 가입 시 북한에 초청받아 입출국 절차나 체류 기간 중 각종 편의를 보장 받게 된다. 또한 북한에서 사업이나 투자를 할 때도 정부 지원 및 관련절차 진행시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해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 자금줄이 차단되면서 새로운 외화벌이 수단을 모색하는 것 같다"면서 "그동안 형식적이었던 김일성·김정일기금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마식령스키장은 북한 주민들에게서도 높은 비용을 받고 있는데, 현대식으로 꾸려졌다는 선전물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공개되면서 돈이 좀 있는 고위관료급 인사들은 한 번쯤 가고 싶어 한다"며 "해외 여행자들도 필수로 들르게끔 일정이 되어 있어 반드시 마식령에 돈을 뿌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폐쇄된 국가에서 고급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묘한 심리를 이용해서 외국인들을 끌어모으고 있다"면서 "실제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는 알수 없지만, 외화 확보에 비상이 걸린 북한당국으로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외화벌이에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한 "김일성·김정일기금은 주로 해외 투자자들을 통해 현금을 지원 받는데, 일부 현물을 기부하는 단체나 개인도 있다"며 "캐나다와 중국, 러시아는 물론이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의외로 지원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영어와 중국어 등으로 홍보 책자를 제작해 김일성‧김정일 생전의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기부를 끌어내고 있다"면서 "자금을 낼 수 있는 우호적인 해외 인사를 계속해서 발굴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장동진 기자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