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레드북·안나 카레니나'…'미투' 이전에, 이미 여성 인권을 말하고 있었다

기사입력 : 2018년03월05일 09:00

최종수정 : 2018년03월05일 09:13

[뉴스핌=양진영 기자]여성들의 목소리가 '미투'로 터져나오기 전, 수많은 작품들이 이미 여성 인권을 말하고 있었다.

문화 예술계가 스스로의 성폭력 경험을 폭로하는 여성 인권운동 '미투(#ME TOO)'로 들끓고 있다. 급기야 가장 최전선에 있는 여성 인권을 다룬 위안부 소재의 뮤지컬 '웬즈데이'가 윤호진 연출이 관련 논란에 휩싸이며 무기한 연기됐다.

시간의 흐름 상 '미투'의 여파나 영향 때문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최근 공연 중인 뮤지컬에서는 과거 단편적이고 수동적이기보다, 주체적인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한다. 연초부터 뜨거운 반응을 받은 '안나 카레니나'부터, '더 라스트 키스', '레드북' 등 작품 속 여성들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을까.

배우 정선아, 이지훈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불륜이라 손가락질 받아도, 행복을 택한 '안나 카레니나'

러시아의 명망있는 관료 카레닌의 아내로 살던 안나 카레니나는 한 순간에 운명같은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버린다. 불같은 사랑을 택한 안나는 모두에게 손가락질 당하지만, 그런 장면들을 통해 톨스토이와 이 작품은 '과연 누군가를 비난할 수 있는가' 물음을 던진다.

사실 가장 놀라운 점은, 어쩌면 '안나 카레니나'라는 작품 자체다. 뮤지컬은 물론, 수많은 작품에서, 또 현실에서 남자의 불륜은 흔하지만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된다. 그러나 안나는 다르다. 여성이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한 상황 자체만으로 극중 모두가, 또 관객 중 일부는 안나를 비난해 마지 않는다. 한 가지 더, 안나의 남편 카레닌, 또 다른 사랑 브론스키는 그간의 여느 뮤지컬에서 주로 여성 캐릭터가 소비돼온 방식으로 등장한다. 남자의 불륜과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안나의 사랑, 바로 그 여자가 주인공으로 서는 뮤지컬 무대를 마주하는 느낌은 꽤 아이러니하다.

배우 민경아가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 프레스콜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옳고 가치 있는 일에, 사랑에 올인하는 '더 라스트 키스'의 마리 베체라

'더 라스트 키스'의 마리 베체라 역시 수동적이고 복종하는 스타일의 여자와는 거리가 멀다. 어쩌면 남자 주인공인 황태자 루돌프보다도 더 급진적인 생각과 당찬 태도를 지닌 여장부 캐릭터다. 마리는 행동을 망설이는 루돌프를 설득할 때, 그가 쉽지 않은 사랑에 주저할 때 '두려워 마, 사랑이야'라고 외친다. 결국은 루돌프와 함께 비극적 결말을 맞지만, 그 선택조차도 마리가 루돌프보다 앞선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모든 것을 거는 당돌한 여자이자 행동하기를 겁내거나 주저하지 않는 인물이다. 마리는 기존의 뮤지컬에서 남성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이상의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말하자면 '신 여성'과 같은 캐릭터다.

배우 유리아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레드북'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윤청 수습기자 deepblue@

◆ 여자가 아닌 나로 인정받기 위한 몸부림, '레드북'의 안나

여자가 글을 쓴다는 이유로 정상이 아닌, 정신병자 취급을 받던 보수적인 시대. 안나는 '그건 여자다운 행동이 아니다'라는 말에 '그럼 제가 여자가 아닌가보네요'라고 답한다. '감히 여자가 그런 짓을 해서는 안된다'는 수많은 사회적 잣대와 꾸지람에 그냥 사람으로서 인정해달라고, 작품 내내 큰 소리로 외친다.

안나가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받는 모든 차별과 편견은 현재의 여성 인권 문제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더 나아가 모든 차별받는 이에게도 해당되는 얘기다. 특히나 안나가 유명 문학 평론가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그 이후 받는 보복, 그에 대처하는 연인 브라운의 태도는 현재 사회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미투' 폭로와 판박이처럼 닮아있다. 여성인 안나를 극의 중심으로 삼아, 현실과 가장 맞닿은 이야기를 생생히 그려낸 '레드북'. 바로 지금, 우리가 마음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H, 올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공급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과 2만8000가구 규모 공공택지 공급에 나선다. 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21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재원조달 방식 등을 다양화해 재무여건 체질을 개선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21만 8000+α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에 나선다. 사진은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서계동 복합문화단지 조성사업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핵심 업무인 주택 공급에 집중한다. 10만가구 사업승인과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등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동시에 민간 주택건설 활성화를 위해 2만8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를 조성한다. 주택 착공물량은 지난해(5만가구) 대비 20% 증가한 6만가구를 추진하고 지난해 8·8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포함된 서울서리풀 등 5만가구 규모의 사업지구 역시 인허가 일정을 최대한 단축해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심 내 신속한 주택공급과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신축매입임대 5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고 전세사기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해 피해 주택 7500가구를 매입한다. 올해 주택 승인물량의 37%를 청년·신혼·고령자에게 공급하고 출산가구 우선공급(통합공임)과 실버스테이 등 새로운 유형의 시니어 주택을 통해 가속화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쪽방·고시원·반지하 거주자의 주거 상향 지원을 지속하고 예술인 등 다양한 수요층에 부응한 특화형 매입임대도 확대한다. 공공주택은 합리적 가격의 고품질을 보장한다. 무엇보다 최근 급등한 주택 분양가격을 낮춰 국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는다. 이를 위해 사업지구별 목표 원가를 설정해 관리와 검증을 강화하고 가처분면적 확대와 사업일정 단축으로 조성원가를 인하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주도의 기술개발을 통해 민간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모듈러주택 표준평면 개발 등 OSC 공법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LH가 개발한 층간소음 1등급 설계기준과 국내 최대규모의 층간소음 시험시설(데시벨35랩)을 활용해 주택 품질 혁신을 추진한다. 관련 예산은 조기 집행한다. 전체 공공기관 투자계획(66조원)의 33% 수준인 21조6000억원을 차질 없이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57%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다. 지역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3000가구를 매입하고 1기 신도시 특별정비계획 수립,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등도 차질없이 추진한다. 손실 최소화 등 재무여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재원조달 방식도 개선한다. 광명시흥 등 대규모 사업지구에 LH와 기금이 함께 출자하는 신도시 리츠를 설립해 사업에 따른 재무부담을 완화한다. 또 토지 패키지형 공모 등 지구별 특성과 시장 여건에 맞춘 다양한 매각 방식을 도입해 판매여건 개선과 대금 회수를 촉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금 직접지급 관리를 강화하고 설게 등 공모에 참여하는 외부 심사위원의 정성평가 비중을 축소해 업체 선정의 공정성을 제고한다. 이한준 LH 사장은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가 어려운 만큼, 올해도 신속한 주택공급과 투자집행 등 LH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선도적인 공적 역할을 통해 확실한 정책성과를 창출하여 국민 주거안정을 지원하고 국가 경제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2025-02-23 20:07
사진
헌법재판관들 "공정" 49.3% "불공정" 44.9%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맡은 헌법재판관들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공정하다' 49.3%, '공정하지 않다' 44.9%로 팽팽했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0일 발표한 ARS(자동응답 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헌법재판관들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49.3%가 '공정하다'고 응답했다. '불공정하다'는 답변은 44.9%로 오차범위 내였다. 5.8%는 '잘모름'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30·40·50대는 '공정'이 우세했고, 만18세~29세·60대·70대 이상은 '불공정' 응답이 많았다. 만18세~29세는 공정하다 44.7%, 불공정하다 47.8%, 잘모름은 7.5%였다. 30대는 공정하다 52.2%, 불공정하다 40.4%, 잘모름 7.3%였다. 40대는 공정하다 61.3%, 불공정하다 34.8%, 잘모름 3.9%였다. 50대는 공정하다 61.3%, 불공정하다 35.2%, 잘모름 3.6%였다. 60대는 공정하다 40.7%, 불공정하다 53.8%, 잘모름 5.5%였다. 70대 이상은 공정하다 31.6%, 불공정하다 60.4%, 잘모름은 8.0%였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인천, 광주·전남·전북은 '공정'으로 기울었다. 대전·충청·세종과 강원·제주,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은 '불공정'하다고 봤다. 서울은 공정하다 52.9%, 불공정하다 41.5%, 잘모름 5.6%였다. 경기·인천은 공정하다 50.8%, 불공정하다 44.0%, 잘모름 5.1%였다. 대전·충청·세종은 공정하다 41.8%, 불공정하다 50.7%, 잘모름은 7.4%였다. 강원·제주는 공정하다 44.6%, 불공정하다 48.6%, 잘모름 6.8%였다. 부산·울산·경남은 공정하다 43.8%, 불공정하다 49.3%, 잘모름 6.9%였다. 대구·경북은 공정하다 37.7%, 불공정하다 56.4%, 잘모름은 5.9%였다. 광주·전남·전북은 공정하다 28.2%, 불공정하다 67.6%, 잘모름 4.2%였다. 지지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88.7%가 공정하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90.0%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84.4%가 공정하다고 봤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공정하다 48.0%, 불공정하다 46.9%로 팽팽했다. 진보당 지지자들은 59.5%가 공정하다, 잘모름 27.0%, 불공정하다는 13.5%였다. 무당층은 51.8%가 공정하다, 32.9%는 불공정하다. 잘모름은 15.3%였다. 성별로는 남성 53.6%는 공정하다, 42.1%는 불공정하다였다. 여성은 45.1%가 공정하다, 47.7%는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우리사회의 마지막 성역이었던 헌법재판관의 양심까지도 공격하는 시대"라며 "대통령 탄핵 인용 또는 기각 이후 다음 정권에도 이러한 갈등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지지층에 따라 서로 상반된 입장이 나오고 있어 향후 헌재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과 인용중 어떠한 판결을 내리더라도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를 활용한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0 11: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