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좀 달라던 남자' 박주민, 3억4585만원 '최다'
이완영, 오랜 공직생활 '두터운 지지층' 후원
[뉴스핌=오채윤 기자] 정치후원금을 가장 많이 모금한 의원 1위는 일명 ‘세월호 변호사’로 유명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차지했다. 정당별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모금액 총액에서 야당인 자유한국당을 크게 앞선 가운데, 한국당 내에선 이완영 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7일 공개한 '2017년 국회의원 정치후원금 모금현황'에서 후원금 모금액 상위 20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13명이나 이름을 올렸고, 그중 1위가 박 의원이다. 박 의원은 지난해 3억 4858만원을 모금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7일 공개한 '2017년 국회의원 후원회 후원금 모금액' 통계. <사진=뉴시스> |
박주민 의원은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정계 입문 전부터 사회 약자들을 위해 변론 활동을 많이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 유족들의 변호를 맡으며 ‘세월호 변호사’로 널리 알려졌다. 당시 세월호 관련 진상규명에 한계를 느낀 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계입문 권유를 받고, 2016년 20대 총선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
특히 지난해 ‘거지갑’으로 유명세를 얻었던 박 의원은 자신을 ‘돈 달라는 남자’로 칭하며 “추가 정치후원금이 필요합니다. 뭐 하느라 돈을 다 썼나 설명드리겠습니다”라며 7분 가량의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 결과, 40시간 만에 2억2000여만원을 모금하는 등 큰 호응을 받았다.
박 의원은 영상에서 왜 본인에게 후원금이 필요한지, 후원금은 어디에 쓰이는지, 또 다른 의원들은 대개 후원금을 어디에 쓰는지 친절하게 설명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동영상을 올린지 이틀만에 모금액을 다 채워 후원계좌를 닫았다”며 “숨기지 않고 진실성 있게 다가간 것을 국민들이 알아준 것 같다”고 말했다. 후원에는 약 2960명이 참여했다.
박 의원은 같은 당 금태섭 의원이 제작한 후원금 요청 동영상에도 출연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후원금 모금 포스터에 박 의원을 찬조 출연시켰다. 박 의원은 “다른 의원들을 돕기 위해 나섰는데, 일부 지지자들은 ‘또 돈을 달라는 거냐’고 오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뉴시스> |
한편 지난해 ‘18원 후원금’을 가장 많이 받은 의원으로 꼽혔던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당에서 가장 많은 후원금을 모아 눈길을 끌었다. 모금액은 3억 1309만원으로 전체 순위는 7위다.
'18원 후원금’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유권자들이 여론에 반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나타낸 항의의 표현이다. 18원을 후원할 경우 후원금보다 영수증 등 사후처리와 관련된 비용이 더 들어간다.
이 때문에 당시 이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에서 사임한 바 있다.
이 의원실 측은 후원금과 관련 “사실 누가 1위냐를 가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도 “이 의원은 노동부에서 25년이라는 긴 세월 공직생활을 해왔고, 노동계와 장기간 교류하며 관련 인맥이 굉장히 많이 축적돼있다. 의정활동을 지지해주시는 기반이 다른 분들과 비교해 더 두텁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지층이 진보냐 보수냐 하는 특정 성향을 넘어 다양한 편이다. 이런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이 의원을) 지지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오채윤 기자 (cha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