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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양호 "예술은 수행의 과정입니다"

기사입력 : 2018년02월28일 17:07

최종수정 : 2018년03월01일 10:23

[뉴스핌=이현경 기자] Blue에 대한 각자의 고정관념이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청색은 우울함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청색만이 선사하는 따뜻함과 에너지가 있다. 윤양호 작가는 청색의 '청정'한 에너지를 캔버스에 옮겼다.

윤양호 작가가 국내에서 'DANSAEKHWA'전을 열었다. 서울 용산구 갤러리비선재에 전시된 윤양호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청색과 계속해서 마주하게 된다. 윤양호 작가는 '블루(Blue)'가 주는 '치유'의 측면에 집중했다. 그는 종교에서도, 철학에서도 강조하는 인간의 본질을 아우를 수 있는 '공감'을 '청색'이 선사하는 에너지에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분들이 제 그림 속 청색에 대한 느낌으로 '청명하다' '청정하다'라고 표현을 합니다. 이는 제 작품의 특징이기도 하죠. 블루를 심리학적 특징에서 보면 '최고의 정신성'이라고 말합니다. 동양에서는 붉은색과 골드가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두고 있죠. 서양에서는 블루에 대해 탐욕이나 권력이 없는 색으로 봅니다. 블루는 레드와 골드를 능가하는 힘이 있습니다. 권력을 갖고 성과주의를 고집하는 것이 아닌, 정신적 교감과 치유로 공감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블루에는 따뜻함이 있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맑은' 청색을 표현하기 위해 윤양호 작가는 IKB물감을 사용했다. 이는 이브 클랭과 화학회사의 발명품이다. 윤양호 작가는 이브 클랭의 작품을 보고 그와 정신적 교감을 나눴다. 그래서 이브 클랭이 사용한 IKB에 대해 연구했다. 그가 일본에 머물며 유도를 배웠고 퍼포먼스의 형태로 나타내면서 동서양의 소통을 그렸듯, 윤양호 작가 역시 자신의 작품이 매개체가 되어 동서양이 구분없이 소통하고 교감하길 바란다.

"유학시절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이브 클랭의 작품을 봤어요. 한번 본 이후론 계속해서 그의 작품을 찾아가게 되더라고요. 그가 작품에 사용한 푸른색이 남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작가가 추구한 정신성이 저와 교감한 거죠. 제가 직접 체험해봤기 때문에 많은 이들도 느끼길 바라요. 동, 서양의 문화가 표현 방식만 다를뿐, 사람이 살아가는 지향점은 같을 겁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어딜가나 통용되듯 제 그림을 통해 근본적인 정신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문화의 경계 없이 통할 수 있다면 제 작품활동에 큰 의미가 될 겁니다."

윤양호 작가는 예술은 '수행'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아는 것을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통 아는 것을 채워야한다고 생각하기 일쑤인데, 그는 오히려 관념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습득한 지식으로 해결하려는 습관을 과감하게 고치라고 덧붙였다. 모든 것은 변화하고 있으며,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진리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가 습득한 지식과 경험은 현실에 적용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한 바를 현실에 사용하려고 할 때 오류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어제 집에서 미술관을 나설 때 30분 걸렸다고 해서, 내일 반드시 30분 걸릴다고 장담할 수 없는 일이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현재의 내가 마주하는 일이, 과거의 경험이나 지식으로 판단을 한다면 그것은 오류를 범하는 것이죠.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것이 있다면 그 역시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것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예술은 수행의 길이라고 깨달은 순간은 그가 '창의성'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부터다. 그는 대학교 3학년 시절 창의성이 중요하다고는 하는데, 그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끝에 그는 절에 들어가 수행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 순간 명료하게 답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체험을 지나 생각해보니 창의성은 경험에서 오는게 아니라 내면에 있는 것이고 그것을 발현하기 위해 부단히 자기 수양을 해야하는 이치를 깨닫게 됐다.

"창의성은 학습한 결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해야 합니다. 그리고나서 禪에 대해 다시 바라봐야 하죠. 이것이 필요하고, 어떻게 발현됐을 때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생각해봐야 할 겁니다."

윤 작가는 그리는 사람의 기운이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더욱 그는 명상과 깨우침에 게을리 하지 않는다. 작품을 준비하기 전 마음을 닦아 좋은 에너지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집중한다. 그는 실제로 지난해 특강에서 자신의 작품을 보고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말한 관객의 말에서 '그림 그리는 사람의 에너지'를 느꼈다고 말하며 독일에서 한 실험에 대해 또 한번 설명했다.

"독일에서 진행한 연구입니다. 똑같은 색을 세 사람에게 전해줬고 붓칠을 하라고 시켰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가지각색, 저마다 느낌이 달랐습니다. 즉, 작가가 가진 에너지가 그림에 그대로 투영돼서 나온다고 해석 할 수 있는 거죠. 특강을 들으러 올지 말지 고민한 그 관객이 좋은 에너지를 받았던 것도 그 이유고요. 그래서 저는 '붓을 쥐고 있는 사람의 기운이 가장 크다'고 생각해 스스로 정신을 닦는 것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물론, 화가 나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그 찰나가 지나면 다 잊는다. 그는 "다 내려놓으면 된다"라고 말했다. 욕심이 가득한 마음에는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욕심을 더 낸다고 해서 일이 꼭 잘되는 것이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화'는 자신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기에 이를 잘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화는 제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욕심을 내서 얻을 게 있으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분노가 생기기 마련이죠. 관계에서 욕심을 내지마세요. 여유를 갖고 마주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기회가 오고 좋은 결과까지 찾아오기 마련이죠. 저는 절제된 삶을 사려고 합니다. 담배는 전혀 하지 않고, 술도 잘 못합니다. 대신 운동하고, 작업, 공부하고, 강의하면서 즐거움을 찾아갑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사진 이현경, 갤러리비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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