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비협조 지역 리스트 다시 불거질 수도
고용·신산업 중심 제도 개편 걸림돌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외국인 투자 지원을 포함해 국내 투자유치제도를 개편한다는 정부 구상이 꼬이고 있다.
GM이 법인세 감면을 포함한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한국GM 공장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기 때문이다. GM 요구를 받아들이면 지난해 유럽연합(EU)이 문제 삼은 외국인 투자 세제 지원을 손보는 일도 엉키게 된다.
23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GM 공장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난감해 하고 있다. 정부는 GM이 공식적으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요청하면 고려는 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실제로 지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정부 속내다. 당장 EU의 조세분야 비협조 지역 문제가 걸려 있어서다.
베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사진=최상수 기자> |
지난해 12월 EU는 경제자유구역과 외국인투자지역에 입주하는 기업의 법인세 및 소득세를 감면하는 국내 제도를 문제 삼았다. 경제자유구역을 마련하고 일정규모 이상 투자한 외국기업을 우대하는 한국의 제도가 EU 규정에 불합치한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이에 따라 한국은 파나마와 몽골과 함께 조세분야 비협조 지역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블랙리스트에서 해제되는 조건으로 2018년 말까지 외국인 투자유치 제도개선을 약속하고 리스트에서 빠졌다.
이후 약속대로 제도 손질에 들어간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 외국인투자기업 조세 지원을 국제 기준에 맞게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각종 투자유치 지원제도를 고용창출과 신산업 업종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개편안을 마련중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투자촉진법과 조세특례제한법 등도 개정할 예정이다. 투자유지제도 개편안은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 방안 중 하나다. 그만큼 정부가 공을 들이는 작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이 난데없이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요청한 것이다.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되면 법인세와 소득세, 취득세, 재산세가 감면된다. 정부 입장에선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긴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GM 상관없이 투자유치 지원제도를 개편한다"며 "외국인투자, 유턴 기업 지원 등은 세제 개편과 연관돼 있으므로 올해 세법 개정안이 나오는 8월이 지나면 투자유치제도 개편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