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효율성 높여 생산성 향상 기대
도심 교통 혼잡 해소로 사회 전체 효율도 높아질 것
[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직원이 출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시차출근제’ 도입 등 출퇴근 시간을 줄여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대형 편의점 업체 ‘세븐&아이홀딩스’는 다음 달부터 전체 사원의 약 30%인 1만 명을 대상으로 시차출근제를 도입한다. 히타치(日立)제작소는 직원들이 집 근처에서 근무할 수 있는 이른바 ‘위성 사무실’을 늘리고 있다.
출근 시간이나 근무 장소를 유연하게 선택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이 확산되면, 출근길 도로 정체나 버스, 지하철 등의 혼잡 문제도 해소돼 사회 전체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침 출근길 일본 지하철 역의 모습.<사진=뉴시스> |
◆ “8시, 9시, 10시 중 아무 때나 출근하세요”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븐&아이홀딩스는 출근 시간을 오전 8시, 9시, 10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주간 단위로 출근 시각을 변경할 수 있어 육아 등 개인 사정에 맞춰 유연하게 근무 시간을 정할 수 있다. 물론 1일 근무시간은 7시간 45분으로 종전과 동일하다.
지난해 여름 약 1600명을 대상으로 시험 도입한 결과 정시가 아닌 오전 8시와 10시를 선택한 사원들의 시간외 근무가 2~30% 감소했다. 이에 3월부터 본사 사원 500명을 대상으로 시작해 4월 이후에는 전국 세븐일레븐 사원 약 9000명을 대상으로 시차출근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손해보험재팬일본흥아(손보재팬)는 지난해 11월과 12월 시차출근을 이용한 사원이 2년 전에 비해 약 70% 많은 2100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텔레워크(원격근무) 도입도 효과를 거두며 전체 사원의 노동 시간은 1년 간 10% 정도 감소했다.
도쿄 도시마(豊島)구도 지난해 10월부터 시차출근제를 도입했다. 도시마구 인사 담당자는 “아침 이른 시간이나 저녁 시간에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면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퇴근길 일본 도쿄 시부야의 모습 <사진=김유정 기자> |
◆ 도심 교통 혼잡 해소로 사회 전체 효율화도 기대
시차출근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면 대도시에서는 출근길 버스나 지하철 혼잡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동차를 이용한 출퇴근이 많은 지역에서는 교통 정체가 줄어들면서 물류 등 사회 전체의 효율화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 총무성의 사회생활 기본조사에 따르면 일본인들의 평일 출퇴근 시간은 평균 1시간 17분. 유럽 나라들에 비해 50% 이상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직원들의 집 근처에 별도의 사무공산(위성 사무실)을 마련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히타치는 도쿄와 가나가와(神奈川)현에 그룹 사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8개의 위성 사무실을 마련했다. 근무가 가능한 좌석도 900석에 달한다. 코니카미놀타도 영업사원이 사무실로 돌아오는 시간과 수고를 줄이기 위해 위성 사무실을 확충하고 있다.
도쿄도는 철도회사 등과 연계해 시차출근제를 시험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약 1000개사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잔업 시간 단축 등 일하는 방식 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획일적인 근무 스타일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