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플랫폼 구축서 너무 많은 통제권"
"'정부 지원' 중국 기업과 경쟁서 불리"
[뉴스핌= 이홍규 기자] 중국 전자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디지털 자유무역지대(DFTZ)'가 말레이시아 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뉴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DFTZ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일대일로(Belt and Road) 계획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무역을 촉진키 위해 작년 3월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말레이시아 중소기업들이 부담하는 수출 비용이 낮아지도록 설계됐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DFTZ의 핵심 요소는 전자세계무역플랫폼(eWTP)이다. 오는 2019년 실시될 이 가상 플랫폼은 사업을 연결하고 화물 허가를 관리하며 세관 업무를 돕는다. 말레이시아 수도에 있는 오프라인 소매업체의 물류 업무에도 큰 도움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eWTP는 전자 상거래 시장의 본거지인 동남아시아에서 경쟁사 아마존의 점유율을 빼앗길 희망하는 알리바바에 승리를 의미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알리바바가 eWTP 구축 과정에서 너무 많은 통제권을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반의 아브히니트 카울 아시아 태평양 공공 부문 및 정부 관행 디렉터는 "알리바바가 주도하고 있는 이 계획은 현재로서 알리바바를 사실상 독점 상태로 만들고 있다"며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을 보장키 위해 더 많은 민간 업체가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장려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지나친 통제권을 갖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내놨다. 회사 대변인은 어떠한 회사도 eWTP의 참여를 차단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 플랫폼은 필요 인프라를 개발하기 위해 자금과 자원을 투자하려는 모든 기업에 개방돼 있다"며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여타 국가 간의 무역을 강화하기 위해 민관 파트너십 모델을 수용한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의 다투크 세리 세이드 케루아크 통신·멀티미디어부 장관은 "알리바바는 이 프로젝트를 설립하고 시작한 자연스러운 민간 부문 파트너였다"며 "우리의 비전은 DFTZ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더 많은 전자 상거래 참여자들이 파트너로 참여하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기업이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의 챈 신 인 말레이시아 연구 분석가는 "중국서 e-서비스 플랫폼은 중국 중소기업에 더 많이 개방돼 있다"며 이는 말레이시아 판매회사가 힘든 경쟁에 직면하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저렴한 가격을 경쟁 전략으로 삼는 회사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카울 디렉터는 이러한 점을 지적하면서 다만 "이후에 발생하는 매출 감소나 일자리 감소는 더욱 효율적인 기업을 위해 탄생하는
사업 기회에 의해 보상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