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미술전시

속보

더보기

‘뉴욕 3대 화랑’ 급부상한 즈워너, 성공요인 살펴보니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즈워너 갤러리, 눈 앞의 수익보다 예술자체에 집중했더니 정상에
제프 쿤스 ‘블루버드 플랜터’, 2010-16. 데이비드 즈워너 25주년전 출품작. <사진=David Zwirner Gallery>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크고 작은 갤러리 1500여 개가 살벌하리만치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세계 현대미술의 각축장’ 뉴욕 맨하탄. 이 메가시티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화랑은 단연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David Zwirner Gallery)이다.

지난 2012년 일본의 스타작가 쿠사마 야요이를 비롯해 제프 쿤스, 리차드 세라가 데이비드 즈워너로 전속을 옮기거나, 전시를 하면서 뉴욕 화랑계가 발칵 뒤집혔다. 거물급 아티스트의 이적은 큰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이듬해 즈워너 갤러리는 맨하탄 20번가에 꽤 큰 규모의 전시공간을 새로 개관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1993년 소호(43 Greene Street)에서 작은 규모로 시작한 이 화랑은 현재 맨하탄에만 3개의 갤러리를 두고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2012년에는 런던에 갤러리를 오픈했고, 올 1월에는 홍콩에도 갤러리를 만들었다. 홍콩에서는 벨기에 작가 마이클 보레만스(M. Borremans)의 회화전(~3월10일)이 열리고 있다.

뉴욕의 ‘첼시 아트타운’에는 대략 200개 화랑이 포진해 있는데 데이비드 즈워너는 실험적이고, 의미심장한 전시를 보여주는 화랑으로 손꼽힌다. 이 화랑이 올들어 25주년을 맞아 특별전의 막을 올렸다. 오는 2월17일까지 첼시 19번가(519, 525 & 533 West 19th Street)와 20번가(537 West 20th Street)의 전시공간에서 열리는 25주년전에는 쿠사마 야요이를 비롯해 제프 쿤스, 울프강 틸만, 요셉 앨버스, 스탄 더글라스, 댄 플래빈, 이사 겐즈켄, 온 카와라, 도날드 저드의 작품이 내걸렸다. 또 고든 마타-클락, 앨리스 닐, 크리스 오필리, 네오 라우흐, 브리짓 라일리, 토마스 루프, 뤽 튀먼, 프란츠 웨스트의 작품도 포함됐다. 전시작 중에는 신작도 있고, 작가의 기념비적인 대작,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았던 미발표작이 망라됐다. 한국작가로는 즈워너의 전속작가인 고(故) 윤형근 화백의 회화가 포함됐다.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는 지난해 12월 쿠사마 야요이의 뉴욕 회고전을 대규모로 개최해 첼시 화랑가에 길고 긴 줄이 만들어지게 했다. 이 전시를 통해 즈워너 갤러리는 일반 대중에게도 확실히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 화랑은 ‘뉴욕 화랑가의 양대산맥’인 가고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와 페이스 갤러리(The Pace Gallery)와는 다른, 제 3의 길을 걷고 있다. 그의 사업동료인 브룩 알렉산더는 “데이비드 즈워너는 명석하면서도 에너지가 넘친다. 자기가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고, 그 길을 뚝심있게 걸어간다. 역사적 거장들과 현대작가를 아우르며 깊이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상업적 득실보다 예술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시장의 열기와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게 강점이다”라고 평했다.

데이비드 즈워너(1964~)는 독일 퀼른의 거물 딜러였던 루돌프 즈워너(Roudolf Zwirner)의 아들로 태어났다. 할아버지도 아트딜러였고, 부친도 유명한 화상이었는데 지그마르 폴케, 게르하르트 리히터, 게오르그 바젤리츠 등 쟁쟁한 작가들과 일했다. 그러나 데이비드는 미술 보다는 음악에 더 끌렸다. 재즈 뮤지션을 꿈꾸며 뉴욕에서 음악수업을 들었다. 부친이 갤러리를 1990년에 접을 때까지도 아트마켓에 들어올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1993년, 자신의 갤러리를 뉴욕에 열며 아트 비즈니스에 첫 발을 디뎠다.

그는 “음악이 좋아 독일 함부르크에서 음반회사 ‘Act Music+ Vision’을 1년반쯤 다녔는데 그 때 돈이 좀 모이자 나도 모르게 미술품을 사고 있더라. 베허 부부의 사진을 그 시절 샀다. 결국 미국으로 건너가 화랑을 열었다. 마침 시장이 침체기여서 차라리 더 좋았다”고 밝혔다.

독일 출신의 갤러리스트 데이비드 즈워너. 뉴욕 3대 갤러리로 부상했다. <사진=David Zwirner Gallery>

1993년 그가 뉴욕에 작은 점방을 열었을 때는 아트마켓이 심각했다. 작품값이 하락하고, 다수의 딜러가 파산했다. 역설적으로 무명의 화상이 시작하기엔 좋은 때였다. 문 닫는 화랑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새로 시작하는 화랑은 눈에 띄었고, 경쟁하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두각을 보일 수 있었다. 첫 출발을 4명의 전속작가로 시작했는데 현재 데이비드 즈워너의 전속작가는 58명에 이른다. 2002년 소호에서 첼시로 화랑을 옮기면서 성장이 가속화됐다.

데이비드 즈워너는 회화와 조각 등 보편적인 작품은 물론이고 설치미술, 미디어 아트, 사진, 퍼포먼스 아트 등 다양한 분야를 취급한다. 특히 유망 작가를 발굴하는데 가장 힘을 쏟는데, 미술시장의 입맛에 안 맞을지라도 자기세계가 뚜렷한 작가들과는 꾸준히 관계를 맺는 편이다. 스펙터클한 미디어 작업을 하는 다이애나 세이터(Diana Thater)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전속관계를 맺고 있다. 내 작품은 대중성과 수익성이 떨어지는데도 데이비드가 내 작업을 계속 지지해주고 있다”고 했다. 작가들에게 당장 돈이 되는 작품을 요구하기 보다,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미래를 위해 더 밀도있는 작품을 만들 것을 독려한다는 것이다. 사실 화랑의 이런 태도는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는 2012년에 런던에 갤러리를 열었고, 2013년에는 첼시 20번가에 새로운 전시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세계 1위' 가고시안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물론 아직 매출면에서는 비할 바가 아니나 평판은 더 좋다. 작품을 보는 남다른 시각과 실험적인 작품도 마다하지 않는 자세, 예술 그 자체에 집중하는 태도가 즈워너를 정상으로 부상하게 한 요인이다. 이 화랑은 고든 마타-클락과 도널드 저드 전시가 크게 성공하면서 메이저 갤러리로 발돋움했다.

가고시안이 컬렉터들과의 관계에 집중한다면, 즈워너는 전설적인 화상 레오 카스텔리처럼 작가들과의 관계를 최우선시 한다. 그는 “나는 작가 빼고는 잃을 게 없다”고 강조한다. 뤽 튀만은 “데이비드와의 관계는 진지하고, 깊다. 상업적인 고려 보다는 전문가적 관점에서 작품의 이해를 우선시한다”고 평했다. 또 “장기적인 안목 하에 투기적인 경매시장으로부터 작품과 작가를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 20번가에 새로 조성된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사진=David Zwirner Gallery>

데이비드 즈워너는 스위스 화랑인 하우저&워스 갤러리의 이완 워스와 손잡고 일하기도 했다. 하우저&워스는 지난 2015년 아트리뷰의 ‘세계 미술계 파워 100’ 중 1위에 오르기도 한 명문화랑인데 이 화랑과 10년간 제휴하면서 즈워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분출했고, 고객수도 2배로 뛰었다. 신랄하기 짝이 없는 폴 매카시 전시 등은 큰 성과를 거뒀다. 데이비드 즈워너는 “우리의 윗 세대들이 선점했던 시장에서 후배인 우리들은 이제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트 비즈니스는 어찌 보면 가장 이기적인 비즈니스일 수 있다. 특히 슈퍼리치들 사이를 오가면서 쌓인 안온함을 가끔은 씻어낼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 아이티 난민을 돕기 위한 자선경매에 데이비드 즈워너가 신디 셔먼, 세실리 브라운, 네오 라우흐의 작품을 내놓은 것도 그 때문이다.

중국작가 얀 페이 밍은 “데이비드는 작가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비전을 제시한다. 그와 일하면 당장 오늘이 아니라, 내일을 위해 일하는 것 같다. 그는 한몫 챙기기 위해 작가를 만나지 않는다”고 평했다. 눈 앞의 수익 보다 지속가능한 관계와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얘기다.

데이비드 즈워너는 “나는 고유하고 명료한 정체성을 쌓아가고 싶다. 젊은 작가나 그보다 어린 작가들이 우리 갤러리를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뉴욕 3개, 런던 1개 갤러리에 이어 아시아(홍콩) 시장까지 진출해 다국적 갤러리가 된 데이비드 즈워너가 앞으로도 이 같은 미래지향적인 경영철학을 계속 견지할지 궁금하다.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바이백 약발' 하루 만에 주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 수익률이 20일(현지시간) 전날의 급락분 일부를 되돌리며 다시 상승했고, 미 달러화도 장 초반 약세에서 벗어나 소폭 반등했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바이백(환매)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하고 추가 확대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일 수 있다는 경계감이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재무부가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할 경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국채 대신 달러화 약세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5bp(1bp=0.01%포인트) 상승한 4.698%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4.4bp 오른 5.238%,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0.9bp 상승한 4.188%를 나타냈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앞서 미 재무부는 전날 10~30년 만기 장기 국채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로 장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시장 안정에 나선 것이다. 발표 직후 10년물과 20년물,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글로벌 국채 매도세도 진정됐다. 그러나 하루 만에 국채 수익률이 다시 상승하면서 재무부 조치의 효과가 지속될지를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국채 바이백 규모가 당초 발표한 40억달러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추가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국채 수익률이 기초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미국 금리·모기지 거래 책임자인 마이클 로리지오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보다는 국제유가 상승이 이날 국채 수익률 반등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면 연준이 더욱 매파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지원하는 국가를 상대로 "경제 전쟁(economic warfare)"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시작한 이란과의 전쟁으로 원유 공급망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물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높아졌다. 미국 5년물 물가연동국채(TIPS)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날 2.289%에서 2.338%로 상승했다. 10년물 TIPS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345%를 기록해 시장이 향후 10년간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연평균 약 2.3%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실시된 90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TIPS 입찰에서는 응찰률이 2.8배를 기록해 최근 추세와 비슷한 수준의 수요가 확인됐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을 소폭 웃돌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재무부의 바이백 정책을 둘러싼 평가가 이어졌다. 전날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 급락했던 달러화는 이날 장 초반 하락분을 만회하고 소폭 상승했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6% 상승한 98.89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0.01% 하락한 1.1676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장중 한때 1.171달러까지 올라 5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달러 대비 0.6% 하락한 달러당 159.12엔을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21일 오전 7시 기준 전장 대비 6.92% 하락한 1394.80원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을 억제할 경우 미국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 약세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금리가 재정적자 확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시장의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시장에서 이른바 '통화가치 희석 거래(debasement trade)'로 불린다. 정부 부채 확대와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금이나 비트코인 등 대체 가치저장 수단으로 이동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CIBC 캐피털마켓의 세라 잉 외환전략 책임자는 "이는 베선트 장관이 시장을 시험하고 시장이 이에 맞서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발표가 더 나올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시장이 이를 그다지 신뢰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 내부의 우려가 한층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정책위원들이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었으며 '많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인 2%를 향해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리선물 시장은 현재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35% 반영하고 있으며, 12월까지 한 차례 이상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67%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달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예정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연설에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추가 단서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5% 상승한 7만2524.54달러까지 오르며 6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정적자 확대와 통화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체 가치저장 수단에 대한 수요가 다시 부각됐다. koinwon@newspim.com 2026-08-21 07:08
사진
'동전주 상폐' 중견기업들 비상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동전주 퇴출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중견기업 오너들이 주가와 시가총액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주환원 확대는 물론 유상증자와 주식병합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주가 부양과 상장 유지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식병합 등 단순한 주당 가격 인상만으로는 상장폐지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실적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시가총액 확대가 뒤따르지 않으면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상폐 위기 몰린 중견기업, 주식병합·자사주 매입으로 전방위 방어 21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의 상장 유지 요건 강화로 퇴출 위기에 몰린 중견기업들이 주식병합과 주주환원 등 주가 방어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가격 인상이라는 임시방편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실적 개선과 시가총액 증대가 수반되지 않으면 상장폐지를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인포그래픽=이석훈 기자]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가장 빠르게 꺼내 든 카드는 주식병합이다. 여러 주식을 하나로 합치면 기업가치나 시가총액 변동 없이 주당 가격을 병합 비율만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된 36개 종목 가운데 15개는 주식병합을 예고했다. 한화투자증권에 의하면 상장폐지 개혁안이 발표된 지난 2월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추진된 액면병합은 276건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배 급증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액면가를 2000원으로 병합하면 주가가 1200원이 되면서 동전주 요건을 피할 수 있다"며 "정부가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동전주 요건을 신설하면서, 이를 피하고자 많은 기업들이 주식병합을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에 대응하기 위한 증자도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당초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상향 예정이던 코스닥 시총 기준은 제도 개편에 따라 2026년 7월 200억원, 2027년 1월 300억원으로 가용 시점이 조기 적용됐다. 플레이그램처럼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달한 자금이 실제 사업 성과와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상장 유지의 관건이다. 주주환원 확대 역시 오너들이 선택하는 주요 방어 수단이다. 티쓰리는 오너 일가 주도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제시하며 자본 효율성 제고를 공식화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는 주주 가치를 높여 시장의 저평가 인식을 해소하는 데 유용한 카드가 된다. 특히 지배주주가 승계 과정까지 고려해 특정 시기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집중할 경우, 주가 방어와 지배구조 안정화를 동시에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면서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주식병합이나 증자, 자사주 매입 등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동원해 주가와 시가총액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식병합만으론 상폐 못 면해"…체질 개선·실질 대책 시급 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실질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다. 주식병합은 기업가치를 바꾸지 못하고, 증자는 지분 희석과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역시 이익과 현금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회성 부양책에 그친다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부양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장부상 자본만 늘리는 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만큼, 비용 절감과 사업 재편 등 실질적인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병합을 실시하더라도 시가총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상장폐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더구나 정부가 일시적 주가 부양을 통해 상폐를 회피할 수 없도록 세부 적용 기준과 시장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주식 병합만으로는 상폐를 면하기 어렵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대주주의 출자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통해 주식 가치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poemseok@newspim.com 2026-08-21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