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 열어
"20년 사고 없는 불연성 고압가스만 규제"
심승일 회장 “타 고위험 가스와 역차별하는 규제 없애야”
[뉴스핌=민경하 기자]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8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산업용 고압가스 저장능력 산정기준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 회견을 했다. 연합회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현행 제도가 안전, 형평성 측면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불연성 가스 관련 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산업용 고압가스는 금형·가공·열처리 제조기업에서 쓰는 가스를 말한다. 그중 액체질소, 아르곤가스로 대표되는 불연성 가스는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고압가스연합회 측은 불연성 가스를 저장하는 탱크와 용기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기준은 기존업체 실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 제도는 1998년 1월에 개정돼 ‘저장 탱크와 용기가 사이 거리 30m 이하 또는 합산무게 5톤 이상’ 일 경우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지자체 허가는 인근 사업장과 규정된 안전거리를 두고, 안전관리자를 선임하는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어길 경우 가스 사용업체와 공급업체 모두 처벌을 받는다.
고압가스연합회는 이 같은 기준에 부합하는 업체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98년 1월에 개정된 법이지만 개정 전에는 관련 규정이 없었고, 이후에도 홍보는 물론 단속도 거의 없어 사실상 알지 못한 채 설비를 설치한 업체가 대부분이다.
최근 일부 기업 간 다툼으로 해당 법이 알려지자, 2년 전부터 단속이 강화돼 업체들은 뒤늦게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자체 허가를 받기 위한 제약조건이 너무 많아 사실상 설비를 교체해야 한다. 설비 교체 비용은 업체당 약 5000만원, 전체 업체로는 약 500억원에 이른다.
심승일 고압가스연합회장은 "영세 중소기업 실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실제 불연성 가스 사용업체 중에 갑자기 인근 사업장과 거리가 7~8m를 둘 수 있는 업체가 어디있겠냐"고 토로했다. 또 "이격거리를 위해 무리하게 배선을 늘리거나 용기를 실내에 둬 가스누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더 위험하다"며 "안전을 위해 만든 기준이 오히려 안전성을 더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이영식 고압가스연합회 전무는 가연성 가스인 LPG를 사례로 들며 비교했다. 이 전무는 "위험성이 높은 LPG 용기는 산정에서 제외된다"며, "예를 들어 똑같은 4.9톤 질소탱크에 300kg의 아르곤 가스용기는 합산이 5톤을 넘어 지자체 허가가 필요하지만, LPG 용기는 여러 개를 써도 괜찮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5년간 400번 가까운 사고가 난 LPG는 규제에서 제외되고, 저장관련 사고는 20년 간 한 차례도 없는 불연성가스가 규제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불연성가스 사고는 10차례 있었지만 모두 저장이 아닌 취급부주의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승일 회장은 “그동안 불연성가스 제조·사용업체들은 안전관리규정을 준수해 무사고를 이어왔다"며 "LPG처럼 용기저장능력 합산에서 비가연성/비독성가스의 용기를 제외하고, 공인검사를 받은 불연성가스 저장탱크와 용기 역시 제외해달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민경하 기자 (204m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