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시기상조' 입장 고수
우원식 원내대표 "기업 감시 위해 도입" 주장
당정 협의 없이 개별 언급..시장 혼선 가중
[뉴스핌=김선엽 기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노동이사제 도입을 재차 선언했다.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재벌개혁의 일환에서 사기업 내에도 감시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노동이사제 도입이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최근 엇박자 논란에 시달리는 당정이 이번에도 목소리를 맞추지 못한 셈이다. 시장에선 여권의 당정 협의 없는 개별 발언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31일 우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기업 내 감시·견제 장치 마련을 위해 상법개정안 처리와 노동이사제 도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우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중앙부처, 공공기관, 지차제, 시중은행 등의 채용비리 실태가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며 노동이사제 도입을 촉구했다.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지난해부터 여당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과 상법 개정을 통해 제도 도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입장은 다르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말 "노사 문제 전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고, 지난 22일 "노동 이사제 도입을 법이나 제도로 정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6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당정은 최근 노동이사제 뿐 아니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보유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과 관련해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부처 장관의 언급이 나간 뒤 청와대에서 진위 여부를 확인하거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반대 견해가 이어지곤 했다.
지난 3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장차관 워크숍에서 "부처 간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하면서 일을 추진하는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참석자들은 "목소리 톤을 높이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정책 혼선을 주의하라는 경고성 멘트였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 원내대표가 다시 한번 노동이사제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은 금융위와 야당의 반대에도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2016년 발의된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인다는 것은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은 물론이고 일반 사기업에까지 노동이사제를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여당 원내대표의 강공 드라이브에 관계부처가 손발을 맞출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