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연간 중금리 대출 규모 7조원으로 늘려
사잇돌 대출 늘리고 금융사 중금리 대출에 인센티브
[뉴스핌=최유리 기자]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 대책을 펼치던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 규모를 2022년까지 연간 2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사잇돌 대출을 늘리고 주요 금융사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 확대를 장려할 계획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주요 은행 및 금융권 유관기관과 '포용적 금융'의 대표 과제인 중금리 대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포용적 금융은 ▲금융 부문 쇄신 ▲생산적 금융 ▲경쟁 촉진과 함께 금융혁신의 4대 전략 중 하나다.
우선 사잇돌 대출의 공급 한도를 현재 2조1500억원에서 3조1500억원으로 1조원 확대한다. 사잇돌 대출은 4~10등급의 중·저신용자 중에서 상환 능력이 있는 근로자(재직 6개월 이상, 연소득 2000만원 이상), 사업자(1년 이상 사업 영위, 연소득 1200만원 이상), 연금소득자(1개월 이상 수령, 연간 수령액 1200만원 이상)를 대상으로 연 6~10% 금리로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소비자 측면에선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올 상반기 중에 대출 자격요건을 완화한다. 3분기에는 보증료율 인하와 대출한도 확대 등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금융기관은 보증료율을 반영해 대출금리를 산정하기 때문에 보증료율을 내리면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진다.
연간 중금리 대출 규모 <그래프=금융위> |
또 5대 금융그룹과 인터넷전문은행 등을 중심으로 연간 중금리 대출 신규 공급 규모를 7조원으로 확대한다.
신한, KB, 하나, NH농협, 우리 등 5대 금융그룹의 연간 공급액은 지난해 9000억원에서 2022년 2조4000억원으로 2.5배 늘린다. 이를 위해 보험, 카드 등 계열사 정보를 모아 정확성을 높인 신용평가시스템을 개발하고 중금리 대출 관련 조직에 역량이 집중되도록 유도한다.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중금리 대출 실적을 KPI에 확대 반영하는 방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연간 공급액을 9000억원에서 3조1000억원으로 3.5배 늘린다. 유통·통신 주주사 데이터나 앱 정보 등을 결합해 금융정보가 부족한 고객에게도 중금리 대출을 제공토록 한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도 연간 공급액을 1조5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준우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는데 사잇돌은 마중물 역할을 하고 향후에는 민간 금융사 중심으로 간다는 게 전체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저축은행에 도입된 중금리 대출 인센티브를 여전·신협업권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우수 금융기관에 대한 포상으로 자율 경쟁을 유도한다.
관련 상품개발을 촉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빅데이터 분석·이용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금융지주사 내 정보공유 절차를 간소화한다. 고객정보 암호화 등 필요한 규제는 유지하되, 상품·서비스 개발 목적 등으로 정보를 공유할 때 사전승인 의무 면제 등을 추진한다.
최 위원장은 "이번 방안으로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되면 서민의 금리부담이 연간 35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며 "서민층에게 적정 금리로 필요한 자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금리 대출은 포용적 금융의 주춧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