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증권 부사장 "초대형IB 사업, 대형증권사 수익 사업으로 바라봐선 안돼"
잇따른 발행어음 인가 지연 따른 증권가 '속앓이' 드러내
금융위 "플랫폼 중요하나 발행어음 인가 스탠스 변화 없다"
[뉴스핌=김승현 김형락 기자] “당국은 증권사를 수익 창출 관점이 아닌 기업들의 원활한 자금조달 플랫폼 사업자로 봐야 합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IB부문 대표(부사장)는 최근 금융당국의 지지부진한 초대형 투자은행 인허가 기조에 대해 "증권사를 과거 브로커리지 중심이 아닌 자본시장 플랫폼 회사로 바라봐야 한다"며 이 같이 일침을 가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에 대한 발행어음 인가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 대한 관련업계의 불만섞인 속내가 드러났다. 특히 이날 예정된 증선위 안건 상정이 예상됐던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안건은 재차 연기됐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측은 플랫폼 사업을 통한 금융 시스템의 글로벌화를 기대한다면서도 초대형IB 인가 관련 현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입장을 재차 밝혔다.
![]() |
자본시장연구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2018년 자본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김승현 기자> |
자본시장연구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2018년 자본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세미나에 토론자로 나선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단 대표는 “증권사가 과거엔 브로커리지 컴퍼니였지만 지금은 자본시장 플랫폼 회사로 변화됐다”며 “초대형 투자은행 발행어음 업무를 증권사 수익 창출의 관점에서 볼 것이 아니라 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한 플랫폼 사업자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H증권사(한국투자증권)은 이 사업을 플랫폼업으로 이해하고 있고 초대형IB 인가를 신청한 나머지 회사도 그럴 것”이라며 “유가증권 시장에서 원활한 기능을 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자로 봐줘야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정 대표께서 투자은행 역할은 플랫폼 사업자 지향이라는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하셨고 저도 이에 동의한다”며 “플랫폼 사업자가 무슨 의미인가 생각해봤을 때, 기업고객과 투자자고객이라는 두 고객 사이에 돈이 원활하게 흐르게 하는게 플랫폼 사업자라고 본다”고 화답했다.
함께 자리한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플랫폼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플랫폼 형태를 통해 폐쇄적 금융 시스템이 글로벌화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면서도 “다양한 시각이 있지만 인가 과정은 그대로 간다. 초대형IB 관련 일관성에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정부는 투자은행 육성 및 대형화 방안의 일환으로 발행어음 및 종합투자계좌(IMA) 업무를 허용하고 기업신용공여 한도를 두배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중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에게 만기 1년 이내 발행어음 및 보증업무를 허용하고,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증권사는 IMA 업무(실적배당, 원금보장)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13일 금융위는 5개 대형사(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에 대해 초대형 IB인가를 내면서 발행어음 업무 허가는 한국투자증권에만 허용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발행어음 인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타 증권사들에 대한 인가는 증선위 안건에서 미뤄지거나 아예 상정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특히 KB증권은 이달 초 스스로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철회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