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집요한 신문에 "만난적 없다" 일축
오늘 형량 구형...선고는 내년 1월말 예상
[ 뉴스핌=최유리, 김겨레, 황세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마지막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014년 9월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 여부를 또다시 캐물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관련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27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오전 10시부터 이재용 부회장과 전직 삼성 임원 4인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특검은 2014년 9월 12일 독대, 이른바 '0차 독대'를 집요하게 캐물었다. 앞서 특검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해당일 청와대 안전가옥에서 만났다는 내용을 지난 22일 공소장에 추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특검은 독대에서 뇌물 관련 포괄적 합의와 이행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측은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며 맞서고 있다. 곧, 특검이 '0차 독대'를 추가한 것은 이 부회장측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주장을 펴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을 청와대 안가에서 만난 건 2015년 7월과 2016년 2월 두번뿐"이라며 "지금 와서 거짓말할 필요도 없고, 기억 못하면 내가 치매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그러면서 "증거를 보면 (청와대에서) 나를 부르려는 계획은 있었던 것 같지만 2014년 9월12일에 가지 않았다"며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에게도 (독대 일정을) 전달 안해 준 것 아니냐고 확인했는데 아니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측은 "2014년 9월 당시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지 4개월이 지난 시점이라 매일 병문안을 가지 않았는가"라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그렇다. 시간있을때마다 자주 갔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2014년 9월 12일에 안가를 갔다면 2015년 7월에 길 안내 받을 필요도 없었다"며 "7월 방문당시 처음이라 설렌다고 해야하나, 대체 어떤 곳인가 생각했고 (실제 가보니) 시설이나 TV가 굉장히 구식이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특검이 뇌물 청탁의 근거로 삼고 있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누구의 아들이라서, 또는 지분을 많이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경영인이 되고 싶다"며 "제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이자 외아들은 맞지만 경영을 잘해서 주주들과 직원들로부터 인정받아 떳떳하게 경영하고싶다"고 말했다.
"회장 유고시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할 계획이었나"는 특검측 질문에는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룹 회장'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며 "이건희 회장이 마지막으로 타이틀을 가진 분이 될 것이라고 혼자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재판은 특검의 의견 진술과 형량을 제시하는 구형, 변호인단의 최종 변론,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로 이뤄진다.
항소심에서도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에서 부정한 청탁이 오갔는지 입증할 만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특검은 중형을 구형할 것으로 보인다.
1심에서 특검은 이 부회장에 징역 12년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측은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2심 선고는 내년 1월말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