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10년 운영 롯데면세점 제쳐..영토확장 지속
[뉴스핌=이에라 기자] 신라면세점이 원조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천국으로 불리는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의 새 주인이 됐다. 세계 최초의 아시아 3대 국제공항 면세사업자로 등극한 데 이어 경쟁사인 호텔롯데를 누르고 승자가 됐다.
20일 관세청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의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날 오전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PT) 일반 경쟁에서 호텔롯데를 제치고 사업권을 따냈다. 운영 기간은 5년이다. 면세매장 규모는 409.35㎡이다.
<사진=한화갤러리아가 입점한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전경> |
호텔신라의 점수는 1000점 중 901.41점으로 집계됐다. 배점이 가장 높은 경영능력에서 489.24점을 받았다. 250점 만점인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 점수는 250점 만점에 223점, 상생협력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기업활동은 200점 만점에 145점을 획득했다. 제주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는 50점 만점에 44.17점을 따냈다.
호텔신라는 세계 최초로 아시아 3대 공항에 입점한 면세 사업자로, 최근 국내외에서 적극적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연간 해외 매출이 1조원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제주도에서 꾸준히 상생 관련 지역 프로그램을 해왔던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싱가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인천공항 1~2터미널 등 아시아 3대 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 유일 면세사업자"라면서 "공항 면세점 운영에서의 전문성과 탁월성이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지역 최대 면세점 사업자이자 제주신라호텔 운영사로서 제주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제주지역 영세식당의 자립을 돕는 '맛있는 제주만들기' 등 제주지역사회와의 상생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주공항 면세점은 롯데와 신라, 신세계 3곳의 대기업이 모두 뛰어들면서 입찰전부터 뜨거운 경쟁을 보였다. 면세점 임대료 기준이 매출과 연동되는 변동 임대료 방식이 첫 적용된데다 3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보복 이후 본격화된 한중 관계 경색 분위기가 해제되는 분위기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제주공항 면세점은 중국의 사드 보복 이전에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80~90%에 달했다. 공항 면세점 연매출도 600억원 안팎 수준으로 나오던 곳이었다.
한화갤러리아가 2014년 4월 제주공항 면세점을 임시 오픈한 뒤, 1년만에 흑자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제주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수가 급감한 데 이어 올해는 사드 보복에 따른 단체 관광 금지로 중국인수가 줄어들면서 면세점 매출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한국관광공와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승무원을 제외한 중국인 관광객수는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전년대비 두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수는 68만79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6% 급감했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던 한화갤러리아는 조기 사업권은 포기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340억원, 410억원, 지난해에는 연 매출 45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