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이라는 믿음 완전히 무너졌다" 호소
[뉴스핌=심하늬 기자]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 사망 사고가 터진 가운데, 이 병원에서 분만하거나, 진료를 본 산모들의 증언이 터져 나오고 있다. 출산 시 의사가 사복차림으로 애를 받는가 하면, 대학병원이라는 믿음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올해 이대목동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한 A씨는 19일 뉴스핌과 단독으로 만나 “아기 낳았을 때 신랑이 의아해 했던 게, 내가 분만할 때 새벽에 아기를 낳아서 선생님이 집에 있다가 연락을 받고 일찍 나왔는데, 남편 생각에는 (선생님이) 왔을 때 좀 위생적으로 가운도 입고 의사가 해야 될 거 같은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가 가운을 입지 않고 사복차림으로 애를 받아서 미심쩍어 했었다. 남편이 당시에도 ‘의사가 좀 위생관념이 없는거 아냐?’라고 했던 기억이 확실히 있다. 나야 정신 없어서 모르고. 근데 (이번에 신생아 사망) 사건 터지고 나니 그 기억이 더 나더라”고 했다.
A씨는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았고, 예방 접종 등 검진을 이대목동병원에서 계속 해왔다.
A씨는 “병원에 다녔던 입장에서 이번 일이 끔찍하다. 나도 살짝 조산 위험이 있다고 해서 대학병원에 전문 선생님을 찾아서 갔던 건데. 만약에 아기가 일찍 나와서 중환자실에 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의사 선생님한텐 불만이 없었는데, 병원이 이런 식으로 관리를 한다는 게 알려지니 착잡하다”라고 말했다.
16일 신생아 4명이 사망한 이대목동병원 로비에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더 선생의 동상과 감염에 주의하라는 면회 안내문이 놓여져 있다. 심하늬 기자 |
A씨는 앞으로 이대목동병원을 다니지 않기로 했다. 대학병원이라고 관리가 더 잘 될 것이란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일 터지고서 지인이 ‘아는 사람이 돌 같은 게 생겨서 제거하러 갔다가 잘못 건드려서 패혈증에 걸렸다’는 얘기를 해줬다. 원래 문제가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 이제 어느 병원을 다닐 것이냐”고 묻자, “동네 소아과로 옮기려고 한다. 대학병원이라고 더 위생 관리가 잘되는 게 아니란 것도 알았고. 그냥 웬만하면 병원엔 안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특히, “믿을 곳이 없는 거 같다. 어린이집도 최대한 안 보내는 쪽으로 할거다. 말이 너무 많아서. 유치원 전까지 내가 키우다가 아기 말하고 뭐 그러고 나면 유치원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평소 병원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들었지만, 막연하게 그런 소문 없는 병원 어딨나 생각했고 병원이 가까우니까 나한테 안 터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불감증이었다. 동네 아줌마들은 원래 거기 들어가면 좋은 꼴 못보고 나오는 사람 많다고들 했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전일 “사망한 신생아 3명이 사망 전 혈액배양검사를 실시했는데 검사 중간단계에서 그람음성간균 한 종류가 확인됐다”며 “나머지 정확한 균종은 추가검사를 통해 20일 이후 확인될 예정”이라고 1차 조사 결과를 밝혔다.
신생아 4명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최종 부검 결과까지 약 한 달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이대목동병원을 압수수색 했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