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30만톤 해외 수출…中에 95% 이상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익 달성…올해도 호조세 예상
[인천=뉴스핌 유수진 기자]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지며,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13일 낮 12시. 인천 서구에 위치한 SK인천석유화학 율도 2부두에서는 중국 대련으로 수출할 파라자일렌(PX)을 선적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파라자일렌은 폴리에스테르섬유 등 화학섬유의 기초 원료다.
이날 2부두에 접안된 배는 1만톤(7만배럴)급 뉴 스타(New star)호. 시간당 약 5000배럴을 실을 수 있기 때문에 물량을 완전히 옮겨 담는데 14시간 정도가 걸린다. 제품 선적은 육상저장탱크와 선박탱크를 이어주는 파이프인 로딩암(loading arm)을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
13일 SK인천석유화학 율도 2부두에서 중국으로 수출될 PX제품이 선적되고 있다. <사진=SK인천석화> |
배에 선적되고 있는 제품은 순도 99.9%에 육박하는 고품질 PX였다. SK인천석화는 고순도를 유지해야 하는 벤젠이나 PX에 대해서는 전용 로딩암을 사용하고 있었다. 제품이 조금이라도 섞이거나 불순물이 들어가 품질이 낮아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생산된 PX는 전량 해외로 향한다. 전체 물량 중 95% 이상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으로 가며, 대만이나 일본 등 동북아 지역으로도 수출된다. 현재 SK인천석화의 PX공정은 100% 가동돼 연간 130만톤(91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매달 약 80만배럴의 PX가 해외로 향하는 셈이다.
김홍섭 SK인천석화 총기술장은 "선박 수로 세면 매달 20척 정도, 하루에 1척 정도가 PX를 싣고 수출길에 오른다고 보면 된다"며 "선박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13일 SK인천석유화학 운영2팀 김홍섭 총기술장이 부두 운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 뒤로 로딩암이 보인다. <사진=SK인천석화> |
SK인천석화는 원유 정제시설인 메인 콤플렉스와 송유관, 제품저장탱크, 4개의 부두가 있는 율도 터미널로 구성돼 있다. 총 면적은 여의도의 절반 정도인 164만㎡(50만평)다. 초경질 원유 기반 정제능력은 하루 27만 5000배럴로, 그 중 85%는 석유제품, 나머지 15%는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제품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저장탱크로 옮겨진다. 파이프라인은 지상에 올라와있어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SK인천석화 관계자는 "땅에 매립돼 있는 것보다 설비 유지 관리 측면에서 훨씬 좋다"면서 "계속 모니터링을 할 수 있고 만약 사고가 나더라도 작업환경이 노출 돼 있는 게 더 알아차리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석유화학 공장을 둘러봤지만 예상과 달리 악취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SK인천석화 관계자는 "굴뚝으로 배출되는 오염물질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주거시설과 가깝기 때문에 악취 제거에 특히 더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SK인천석화는 지난 2014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1조 6000억원을 선제적으로 투자, 연간 130만톤 규모의 PX 생산능력을 갖췄다. 일명 밸류업(Value up) 프로젝트로, 콘덴세이트 기반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시설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에 유가하락, 제품 마진 축소 등이 겹쳐 투자효과가 지지부진하다가 지난해 하반기 빛을 보기 시작했다. PX 스프레드가 견조하게 유지된데다 유가상승의 영향으로 업황이 호조를 보이기 시작한 것. 생산이 안정화되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인 영업이익 3745억원을 달성했다.
SK인천석화는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경영성과가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