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발전 30대 과제 꼭 추진되길 "
[뉴스핌=조인영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황 회장은 개인적인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자본시장발전 30대 과제가 잘 추진될 수 있길 바란다는 당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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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사진=금융투자협회> |
내년 2월 임기만료를 앞둔 황영기 회장은 4일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연임이나 재선을 노리지 않고 집에 갈 계획"이라며 "새 후보는 새 후보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해야지,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놓고 (제가) 경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먼저 나와 내 주위의 생각이 중요하고 시대적 분위기, 회원사들과도 맞아야 한다. 이것이 맞아 떨어지면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연임을 안하거나 못한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언급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후 바뀐 분위기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이번 정부 끌고 가시는 분들은 결이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분들의 생각과 저는 생각이 다르다는 느낌을 그간 가져왔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기업신용한도가 200%가 됐지만 그 과정도 참 힘들었고 그 외 여러 법 개정도 굉장히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렇게 고생할 만한 일이 아닌데 고생을 했다. 나쁜 짓 하자는 것도 아니고 업계 발전과 시장을 위해, 국민을 위해 하는 좋은 일임에도 참 힘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호감이 가지 않는 인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황 회장은 "저와 생각이 많이 다른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제가 뛰어도 일이 잘 안되는 경우도 여럿 봤고 시대적 분위기와도 다른 사람이라 생각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하고 싶은 일들도 많고 이런 세 가지를 조합해보니 연임을 하겠다고 노력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 협회를 도와주시고 저를 개인적으로도 도와주셔서 과분한 은혜를 입고 떠난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거취를 밝히는 자리에서도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업계가 지속적으로 관심 갖기를 당부했다.
그는 "30대 자본시장발전 방안은 자본시장에서 빨리 추진돼야 할 과제다. 법 개정을 통해 자본시장이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30대 과제를 공론의 장에 던졌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도와줄 것은 도와달라. 자본시장이 한 차원 높은 상태로 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삼성증권과 우리금융지주 출신으로 지난 2015년 50.69%의 득표율로 선임됐다. 재직기간 증권업계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내세우며 초대형 투자은행(IB),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등 증권사 이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하고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는 것이 안팎의 평이다. 한편,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4일까지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