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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에드거 앨런 포', 무대를 뚫고 나오는 명넘버…윤형렬X최수형 페어의 힘

기사입력 : 2017년11월28일 10:48

최종수정 : 2018년11월06일 11:21

[뉴스핌=양진영 기자] 광기와 섬세함을 오가는 연출, 단번에 귀를 사로잡는 넘버.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가 비범하기 그지 없었던 천재 작가의 삶의 베일을 벗겼다.

오는 2018년 2월4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에는 기존의 뮤지컬에서 만날 수 없는 특별함이 가득하다. 김수용, 정동하, 윤형렬, 이창섭 등 가창에 특화된 배우들이 포우 역할을 극의 진가를 살렸다. 최수형, 에녹, 백형훈이 맡은 그리스월드 역시 극의 키를 쥐고 있는 중요 캐릭터다.

윤형렬, 최수형, 안유진, 김사라가 캐스트로 오른 '에드거 앨런 포'를 만났다. 윤형렬은 광기 넘치기보다 인간적이고 서정적인 캐릭터로 포우를 그려냈다. 재연 무대에 오른 김수형은 그야말로 '그리스월드' 다운 카리스마로 포우의 인생과 함께 객석을 고스란히 휘어 잡았다.  

◆ '에드거 앨런 포'를 가장 특별하게 하는 한 가지, 명넘버의 힘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를 한국 무대에 올린 프로듀서도, 관객들도 입을 모아 칭찬하듯 '에드거 앨런 포'를 이끌어가는 힘은 모두 넘버를 통해 나오고, 객석으로 전달된다. 극 초반에 등장하는 넘버 '매의 날개'는 포우가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과 그의 비범함을 단번에 드러내는 장치다. 

특히나 '매의 날개'는 영화 '프로즌'의 'Let it go(렛잇고)'를 연상시킬 정도로 강력하고 극 전체를 지배하는 킬링 넘버다. 아직은 우리가 잘 모르는 포우의 반짝거리는 재능과 천재성을 압축해 놓은 덕에 듣는 즉시 포우에게 빠질 수 밖에 없다. 또 타의로 철저하게 망가져버린 포우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려 할 때 그의 입에서 다시 흘러 나온다. '에드거 앨런 포'의 정체성이 담긴 대표곡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스월드의 대사로도 변주되는 '함정과 진자' 역시 훌륭하고 완성도 높은 곡. 향락에 젖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포우, 그를 향한 열등감에 목사라는 신분을 잊은 듯 폭주 기관차처럼 내달리는 그리스월드. 두 사람의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감정과 서사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이 넘버의 힘 역시 만만치 않다. 더 서정적인 느낌의 '갈가마귀' '영원' 역시 많은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명곡들이다. 

◆ 포우 원맨쇼의 무게, 윤형렬 vs. 능수능란한 그리스월드 최수형

선한 목사의 탈을 썼으나 진중하고 깊은 무게감을 표현하는 동시에 인간 본연의 열등감과 악함을 드러내야 하는 그리스월드. 전 시즌에 이어 최수형은 완벽한 눈빛 연기와 묵직한 존재감으로 포우와, 무대와, 객석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자신을 제치고 포우가 신작을 발표하는 순간 그의 이글거리는 눈동자, 포우를 결국 파멸에 이르게 하는 맹목적인 자기애는 누군가에게 이해를 구할 필요도 없이 모두의 마음을 흔들었다. 

포우 역을 맡은 윤형렬은 초연 때 그리스월드를 맡았던 독특한 이력의 배우다. 그의 포우는 아직까진 광기의 천재 이전에 어딘가 심약하고 욕망에 휘둘리는, 인간 본연의 모습에 충실한 예술가를 그려낸 듯 했다. 다른 캐스트에 비해 비범함을 어필하긴 다소 부족했으나, 감정에 호소하는 넘버에서만은 그의 진가가 나왔다. 말하자면 '매의 날개'보다 '갈가마귀'와 '영원'에 더 잘 어울리는 포우였다.

'에드거 앨런 포'의 타이틀롤인 만큼, 포우는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무대를 비우지 않는다. 무려 2시간 반 동안 '포우 원맨쇼'가 계속되는 동안 집중력을 유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터. 그래서인지 후반부 포우가 죽음을 맞기 직전 윤형렬은 보는 이의 모성애나 보호본능까지 자극할 지경이었다. 그리스월드의 힘과 권력과 정 반대에서 극단적인 대비를 보여주기에 윤형렬-최수형 페어는 나쁘지 않은, 꽤 성공적인 조합이었다. 오는 2월4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주)쇼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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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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