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 양우석 감독, 정우성(왼쪽부터)이 15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강철비'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뉴스핌=장주연 기자] 올겨울 또 하나의 기대작 ‘강철비’가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베일을 벗었다.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강철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메가폰을 잡은 양우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우성과 곽도원이 자리했다.
‘강철비’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긴급히 넘어오면서 펼쳐지는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데뷔작 ‘변호인’으로 천만 관객 신화를 일군 양우석 감독의 차기작이다.
이날 양우석 감독은 “우리가 북한을 바라볼 때 정신 분열적인 측면이 있다. 본질주의적으로 보면 북한은 동포이고 관계주의적으로 보면 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남북관계도 냉철하게 바라보기 힘들다. 그래서 지금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일 중 가장 위험한 상황을 대입해서 냉정하게 바라봤으면 했다. 그래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은 너무 경직된 해결책뿐이다. 그래서 거기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상상을 해보자 해서 기획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한민국 영화 최초로 핵전쟁을 소재로 한 것과 관련,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핵전쟁일 수밖에 없다. 핵을 가진 국가를 재래식 무기로 타격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외교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국가도 있지만 군사적으로는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남과 북이 전면전 분위기로 가면 살기 위해서 핵 공격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원작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강철비’는 양우석 감독은 2011년부터 연재한 웹툰 ‘스틸레인’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스틸레인’은 연재 당시 최순실이라는 캐릭터 명을 사용하고 북한 김정일의 사망을 예측하는 등 남북 위기상황을 예언하듯 풀어내 ‘대한민국 정세 예언서’로 불리며 큰 열풍을 일으켰다.
양우석 감독은 “웹툰이 모티브가 된 건 맞다. 하지만 알다시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실제로 사망해서 더이상 뭘 할 수 없었다. 근데 그 이야기로 관객을 만나는 건 실례라서 현재 정세에 맞게 개작한 거다. 근데 많은 분이 원작 ‘스틸레인’을 그대로 찍는 줄 안다. 물론 구조 자체는 많이 다르지 않지만, 캐릭터가 바뀌었고 정세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정우성이 15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강철비'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북한 경찰총국 출신의 정예요원 엄철우 역은 정우성이 맡았다. 북한에서 발생한 쿠데타로 인해 부상당한 권력 1호와 함께 남한으로 피신 오게 되면서 일촉즉발의 전쟁 상황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 정우성은 엄철우를 통해 액션은 물론, 특유의 예민하고 냉철한 눈빛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정우성은 “양우석 감독님은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를 작품을 통해 던진다. 이번에도 그랬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충격적이었다”며 “북한군 연기는 선생님이 계셨다. 또 유튜브에서 북한 다큐멘터리를 굉장히 많이 찾았다. 거기서 발췌해서 계속 들으면서 뉘앙스를 머리에 넣었다”고 회상했다.
곽도원은 3개 국어가 가능한 옥스포드 대학 출신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대행 곽철우를 연기한다. 곽철우는 엄철우와 부상당한 권력 1호를 우연히 발견한 뒤 전쟁을 막기 위해 힘을 합치는 캐릭터. 곽도원은 지적이고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이고 따뜻한 곽철우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똑똑한(?) 캐릭터로 돌아온 곽도원은 “저는 지적이지 않지만, 주변에 많아서 그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또 감독님이 곽철우는 외로움이고 냉철함이라고 해서 그걸 모티브로 준비했다”면서도 “영어 대사는 미치겠더라. 마음속에 있는 걸 그걸 끄집어내려니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정우성과 곽도원의 호흡 역시 ‘강철비’의 관전 포인트. 특히 다시 함께하고 싶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YES”를 외치며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다.
곽도원은 “연기하면서 대사를 주고받는 짜릿한 느낌도 좋지만, 제가 너무 존경하고 좋아하는 이유는 눈빛이다. 배우로서나 사람으로서나 너무 선하고 진실하다. 감동받는 부분이 많다”고 극찬했고, 정우성은 “이러니 굳이 안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고 화답했다.
배우 정우성, 곽도원이 15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강철비' 제작발표회에서 대화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소재가 소재인 만큼 영화를 만든 시선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양우석 감독은 “대한민국이 북한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을 담았고, 북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객관적으로 넣으려고 했다. 그리고 남북 둘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 미국의 입장도 있어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담으려고 했다. 오히려 객관적 사실이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겠으나 종합적으로 보면 다양한 시각들이 담겼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강철비’를 봐야 하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달라는 요청에 양우석 감독은 “최고 배우들의 최고 연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정우성은 “우리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특히 곽도원은 “‘곡성’에 이은 충격”이라고 정리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강철비’는 오는 12월20일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