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66억 영업적자..자회사도 실적 부진
자전거 인구 증가 불구 외산 기술력에 밀려
[뉴스핌=전지현 기자] 국내 자전거 인구 1300만명. 갈수록 늘어나는 자전거 인구에도 73년 역사의 '자전거 명가' 삼천리자전거가 맥을 못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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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기준 실적도 영업손실 10억원, 당기순손실 80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삼천리자전거의 자전거사업 부진은 자회사도 비슷한 상태다. 삼천리자전거가 지분 38.6%를 보유한 참좋은여행의 자전거사업부문은 2015년을 제외하면 최근 3년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은 이미 지난해 전체 적자의 2배를 뛰어 넘었다. 때문에 올해 적자폭이 지난해보다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유모차부터 성인용 자전거까지 아우르는 제품 라인업을 위해 61억원을 주고 야심차게 인수한 유모차 브랜드 쁘레베베 역시 지난해 2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3분기에만 3억6000만원의 추가 손실을 발생시켰다.
자전거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아웃도어레저인 자전거가 기온영향에 3월부터 10월까지가 성수기, 11월부터 2월까지가 비수기인점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이 부진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급화 기술에 밀려난 토종 자전거의 '굴욕'
삼천리자전거는 고 김철호 사장이 지난 1944년 설립한 '경성정공'을 모태로 한다. 경성정공은 이후 1952년 '기아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자전거 '3000리호'를 선보였다. 1987년엔 국내 최초로 자전거 연간 생산 100만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1990년부터는 한국인의 체형과 국내 지형에 알맞은 ‘한국형 자전거’를 출시하는 등 국내 시장에 자전거 보급화를 이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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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천리자전거에 변화가 감지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삼천리자전거는 2015년 매출 1267억원을 정점으로 지난해부터 하락추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46억원으로 11월부터 2월까지가 자전거시장 비수기인점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천리자전거의 부진이 외국산 제품들의 '프리미엄'에 시장을 빼앗긴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자전거를 이용하는 한국인은 2012년 800만명에서 현재 1340만명으로 급증했다.
국내 자전거 시장은 생활용 자전거 시장과 고급 레저용 자전거 시장으로 양분됐는데, 고급 시장을 장악한 대만의 자이언트, 메리다 등이 기술력에 공격적인 단가 인하까지 나서면서 국내 자전거업체를 위협했기 때문이다. 외국계 자전거 업체 한 관계자는 "본사 정책상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기 어렵지만 최근 2배이상씩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천리자전거는 부진을 타개키 위해 최근 지주사체제를 선택했다. 기존 ‘삼천리자전거→참좋은여행→참좋은레져’에서 ‘참좋은레져→삼천리자전거→참좋은여행→참좋은레져’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진행하고, 지난 8월 여행(참좋은여행)사업과 자전거(참좋은레저)사업의 분리작업도 마쳤다.
자전거사업을 떼어냄으로써 효자사업으로 올라선 여행사업부 수익성을 보존하고, 동시에 양분됐던 자전거 사업의 일원화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같은 행보에도 향후 상황에 대해선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삼천리자전거는 보급형 자전거에 치우쳐 프리미엄화를 이뤄나가는 자전거 시장 변화에 이렇다할 브랜드력과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변화를 통해 효자 사업으로 올라선 여행사업의 수익성도 보존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기술력과 브랜드파워로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하는데 근본적인 제품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와 해외브랜드와 견줄만한 경쟁력 없이 얼마나 시장을 유지해 나갈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