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코스모 등 4개 합작법인 운영…리스크 감소 등 장점
[뉴스핌=정탁윤 기자] 비정유부문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중인 현대오일뱅크가 합작 경영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정기보수에 따라 실적이 다소 둔화됐지만 합작사들의 높은 이익률덕에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코스모와 현대케미칼 등 총 4개의 합작사를 운영중이다.
13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2747억원의 영업이익 가운데 현대오일뱅크(개별)는 1850억원의 영업이익(이익률 6.7%)을 기록했다.
반면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의 영업이익은 544억원(이익률 7.0%),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영업이익은 328억원(이익률 18.9%)으로 두 회사 모두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현대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지난 2014년 5월 6대 4의 비율로 출자한 합작회사다. 현대쉘베이스오일은 지난 2012년 쉘과 6대 4의 비율로 합작투자했다.
국내 다른 정유사들은 올해 3분기에 유례없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정제마진 강세에다 미국 허리케인 피해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8~9월 사상 최대 규모의 공장 정기보수를 진행, 가동률이 떨어지며 다른 정유사들보다 상대적으로 호황의 혜택을 못 누릴 것이란 지적을 받았다. 실제 3분기 매출은 정기보수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2분기보다 17% 하락했다.
매출 하락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 이들 합작사들이 한 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글로벌 메이저들과 특히 석유화학분야에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종종 있어왔다"며 "현대는 국내 정유사들중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다보니 혼자 투자하기 힘든 사업에 합작사로 참여하며 쏠쏠한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케미칼 혼합자일렌(MX)공장 <사진=현대오일뱅크> |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국제 유가 등락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이고자 화학사업 등 비정유부문 등으로 꾸준히 사업다각화를 진행중이다.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지난 2009년 일본 대표 정유사인 코스모오일과의 합작으로 방향족을 생산하는 현대코스모를 설립했다. 방향족은 합성섬유와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제품 원료로 쓰인다.
2012년엔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과 함께 윤활기유를 생산하는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출범시켰다. 윤활기유는 고도화 정제 공정에서 나오는 잔사유를 처리해 만들어지며 윤활기유에 각종 첨가제를 혼합하면 자동차나 선박, 산업용 윤활유 완제품이 만들어진다.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하루 2만 배럴 원유 부산물을 처리해 연간 65만 톤의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있다.
또 2015년 롯데케미칼과 손잡고 현대케미칼을 설립했다. 콘덴세이트 정제 및 혼합자일렌(MX, Mixed Xylene)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지난해 2월에는 국내 1위 카본블랙 생산업체인 OCI와 합작, 현대오씨아이를 설립했다. 카본블랙은 주로 타이어, 고무 등의 강도를 높이는 배합제와 프린터 잉크의 원료 등으로 쓰인다. 현대오씨아이는 연간 10만톤 규모의 카본블랙공장을 준공, 내년 상반기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신사업에 진출할때 후발주자이다 보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세계 유수, 국내 유수 기업과 합작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판매망 확보와 제조기술 등을 손쉽게 얻을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