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리 이후 1년간 M&A 1조2000억달러, 1만2700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이후 기업 인수합병(M&A) 규모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의 기록적인 최고치 랠리와 함께 M&A 시장도 뜨거운 열기를 낸 것. 규제 완화와 세금인하 등 주요 공약이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블룸버그> |
6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지난 2일까지 1년간 미국 기업의 M&A 규모가 1조20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M&A 건수도 1만2700건에 달했다. 대선 승리 이후 첫 1년을 기준으로 할 때 M&A 금액과 건수 모두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치에 해당한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100억달러 이상 메가톤급 M&A도 13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대통령 당선 이후 첫 1년을 기준으로 할 때 최대 기록이다.
지난달 말 CVS헬스가 애트나를 주당 200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혀 700억달러의 대어급 M&A를 예고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최종 협상이 이뤄질 경우 헬스케어 섹터의 역대 최대 규모의 M&A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 최근 브로드컴이 반도체 칩 업체 퀄컴에 1050억달러에 달하는 인수 제안을 내는 등 M&A 시장의 열기는 식을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21% 급등했고, GDP 성장률이 3% 선에 이르는 등 금융시장과 경제 펀더멘털이 훈풍을 내면서 기업 신뢰가 크게 개선, M&A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식시장은 커다란 변동성과 함께 단기 급등에 그칠 것이라는 대선 이전 월가 애널리스트의 전망과 달리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탔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100일간 뉴욕증시 변동성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권을 중심으로 규제 완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세금인하 기대가 맞물리면서 기업들의 M&A에 활기를 더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화당은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20%로 떨어뜨리는 한편 개인 소득세에 적용하는 7개의 과세구간을 4개로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세제개혁안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공약했던 것만큼 사상 최대 규모의 ‘엄청난’ 세금 인하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개혁안이 실제 시행될 경우 실물경기를 개선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히 높다.
한편 M&A 시장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가 없지 않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법무부는 AT&T의 타임워너 인수에 제동을 걸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독과점으로 인해 통신 네트워크 부문의 경쟁이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