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345명 규모 정규직 전환…타 은행 부담 커질듯
[뉴스핌=강필성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오는 12월 1일부로 사내 345명 규모의 비정규직을 일괄 정규직 전환키로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씨티은행은 일반 행원이 입사하는 정규직 5급으로 이들을 배치하기로 해 금융권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시중은행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일반 행원 밑의 별도 등급을 만들거나 별도 직군을 만들어 사실상 정규직이 아닌 ‘중규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씨티은행의 이번 결정은 정규직 전환을 예고한 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CI=한국씨티은행> |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내달 1일 전담 텔러(창구직원) 300여명과 무기 전문계약직 45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단행한다고 사내 공지했다. 이들 중 일부 무기 계약직은 내년 6월 정규직 전환이 되지만 그 외에는 오는 12월 일괄 정규직 5급으로 전환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미래지향적이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규직 전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씨티은행은 지난 5월 비정규직 300여명 전원을 정규직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당시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던 전문계약직원이 포함되면서 정규직 전환 규모가 보다 확대됐다.
이같은 정규직 전환 규모는 은행권에서 이례적인 경우다. 시중은행은 모두 비정규직 텔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별도의 텔러 직군을 두거나 일반직 행원의 하위 직급을 신설해 두는 등 사실상 ‘중규직’이라는 비판도 들어왔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텔러를 RS직군이나 개인서비스직군으로 별도로 신설해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텔러를 위해 행원 밑의 별도의 직급을 만들어 정규직화했다. 행원과 텔러 사이 업무나 급여 차이가 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따라서 일반 행원과 텔러의 구분이 없이 정규직환 씨티은행의 사례는 비슷한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을 선언한 다른 은행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텔러를 비롯한 용역, 무기계약직에 대한 정규직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사내 설문조사 및 설명회 등을 갖고 관련 TF에서 노사 협의를 진행한 상황. 다만 기존 정규직에서 텔러의 행원직 전환에 대한 거부감이 많아 현재까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NH농협은행 역시 지난 5월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선언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NH농협은행은 현재 직무분석 및 법률분석을 진행 중에 있다.
통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될 경우 연차에 따른 승진과 이에 따른 급여상승폭이 커져 은행에게 있어서는 상당한 인건비의 부담을 안기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텔러와 직접 승진 경쟁을 벌이게 될 행원급 직원의 거부감도 극복해야할 과제다.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씨티은행의 이같은 정규직 전환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은행의 경우 점포 통폐합을 통해 90의 점포가 사라졌던 만큼 텔러의 역할이 상당부분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특수성이 있었다”며 “기업은행이나 NH농협은행의 경우 비정규직 텔러의 규모가 씨티은행의 10배에 달하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