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AI센터'·넥슨 '분석본부'와 시장 경쟁 나서
[ 뉴스핌=성상우 기자 ]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넷마블)가 사내 인공지능(AI) 연구 조직 '콜럼버스 센터'에 힘을 싣는다. 전문 인력을 대폭 충원하고 전사적 포럼을 첫 개최해 경쟁사보다 생태계를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27일 회사측에 따르면 다음달 11일까지 진행하는 하반기 신입·경력 채용을 통해 AI 전문인력을 포함 총 500여명을 뽑는다. 이 중 AI 연구 및 개발 직군 비중이 가장 크다.
넷마블의 AI 연구·개발은 '콜럼버스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다. 8월말 기준 인원은 약 8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채용 이후 조직 규모는 세자릿수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지난 2014년부터 시작했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저 성향, 행동 및 플레이 패턴 등을 감안한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 서비스 엔진을 개발한다.
예를 들어, 게임의 특정 구간에서 항상 플레이에 실패하는 유저가 있다면 그 유저와 관련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플레이가이드를 알려주거나 새로운 재미 요소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게임 내 개인비서인 셈이다. 유저가 평소 선호하는 콘텐츠를 적시에 제공함으로써 유저 이탈을 최소화시키는 기능도 한다.
콜럼버스는 온라인·모바일 등 플랫폼이나 게임 장르 구분 없이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형태로 개발 중이다. 현재 일부 게임에 적용해서 내부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SDK가 다른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소스 및 도구라는 점에서 콜럼버스를 향후 타 개발사들에 개방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콜럼버스의 개방성 및 확산성을 높임으로써 관련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사내 기술전문가 500여명을 대상으로 개최한 AI 포럼 역시 넷마블의 'AI 드라이브'를 가속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 행사는 방준혁 의장이 직접 참석해 챙길만큼 비중을 크게 뒀다.
방 의장은 이 자리에서 AI 게임을 넷마블의 미래 먹거리로 확실히 낙점했다. 그는 "넷마블의 미래는 AI 게임 개발에 달려있다"면서 "AI 인재 채용과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AI포럼 <사진=넷마블> |
넷마블이 이렇듯 AI 조직을 육성하는 배경에는 경쟁사들의 행보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2년부터 운영해오던 AI 전문 조직 AI 랩을 AI 센터로 격상시키고 자연어처리·딥러닝 등 기술을 연구 중이다.
그동안 AI 전담조직이 없던 넥슨도 '분석본부'라는 조직을 신설해 AI 연구를 맡긴다. 다음달까지 진행하는 신입차원 채용에서도 AI 인재를 모집한다.
게임사들이 최근 AI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AI를 적용함으로써 게임의 신시장을 발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게임 구성요소를 스스로 개발하는 AI 툴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개인별 맞춤 콘텐츠를 통해 게임 이탈율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운영진이 개입하지 않아도 스스로 게임을 전개·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과 AI의 접목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개발 단계에서부터 게임 내 세부 기능까지 활용 범위도 넓어 넷마블 등 대형사를 시작으로 업계 전반에 AI 붐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