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식 신사액션과 미국식 웨스턴 액션이 결합한 '킹스맨:골든서클'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뉴스핌=김세혁 기자] 19금 첩보액션의 정수로 평가 받으며 613만 관객을 동원한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그 후속작이 뜨거운 기대 속에 개봉한다. 어엿한 스파이로 성장한 에그시와 새로운 빌런 포피의 대결, 그리고 해리의 부활을 예고한 신작이 과연 2편 징크스를 깰 지 주목된다.
27일 선을 보이는 매튜 본의 '킹스맨:골든 서클'은 킹스맨의 핵심 요원으로 도약한 에그시(태런 에저튼)의 업그레이드된 활약을 그렸다. 영화 처음부터 긴박한 추격 액션을 보여주는 태런 에저튼은 풋내기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프로 스파이의 진면목을 과시한다.
영화는 세계를 지배하려는 마약왕 포피(줄리안 무어)가 킹스맨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과정을 전반부부터 속도감 있게 전개한다. 막이 오르자마자 런던 밤거리를 배경 삼아 벌어지는 자동차 액션에서 '역시 킹스맨'이란 감탄이 터진다. 동료를 잃은 에그시와 멀린(마크 스트롱)이 급히 미국으로 날아가 스테이츠맨과 손잡는 장면도 긴박하게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 반가운 얼굴 해리(콜린 퍼스)가 재등장, 팬들을 설레게 한다.
스테이츠맨과 새로운 빌런의 존재는 곧 영화 속 캐릭터가 한층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신작에는 4~5명의 완전히 새로운 얼굴이 출연한다. 스테이츠맨의 경우 저마다 개성이 강해 기존 킹스맨 요원들과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다가 뉴페이스 중에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제프 브리지스와 줄리안 무어가 포함됐다니 기대가 쏠릴 수밖에. 깜짝 등장하는 엘튼 존의 활약 역시 기대해도 좋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흥미진진한 초중반 이후 어째 영화가 1편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이다. 소포모어 징크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관객이 신작에 실망할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 억양부터 젠틀한 문화까지, 영국식 댄디함과 오묘하게 어우러졌던 B급 병맛액션이 전작만 못하다. 캐릭터들의 입체감 역시 1편보다 떨어진다. 특히 해리. 콜린 퍼스가 보여준 단단한 카리스마가 온데간데 없다. 모든 면에서 매력히 반감된 해리를 보노라면 차라리 죽은 채 뒀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커진다.
분량 조절에도 의문이 따른다. 줄리안 무어나 에드워드 홀크로프트(찰리 역) 등 빌런 쪽은 괜찮은데 제프 브리지스나 채닝 테이텀이 걸린다. 에이전트 데킬라 역을 소화한 채닝 테이텀의 활약을 기대했다면 그 생각 접는 게 좋다. 대신 에이전트 위스키 역의 페트로 파스칼의 존재감이 어마어마하다. 왜 포스터에 이 사람 이름이 빠지고 제프 브리지스가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킹스맨의 유능함과 강인함을 대변했던 록시(소피 쿡슨) 등 정예 요원들을 초반부터 날려버린 감독의 의도도 조금은 원망스럽다. 이를 상쇄하는 스테이츠맨들의 활약은 분명 반갑지만, 감독의 배우 소비엔 어쩐지 반감이 든다. 포피의 곁을 지키는 무지막지한 로봇 병기들도 킹스맨의 색깔과 어울리지 않는 기분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