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일으켜 죄송, 회사에 짐 될 수 없어"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자율경영 체제 강화
[ 뉴스핌=황세준 기자 ] 최근 여비서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사임했다.
동부그룹은 21일 김 회장이 스스로 물러났으며 후임에 이근영 동부회재 고문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원고지 1매(200자) 분량의 입장자료를 통해 심경을 전했다.
그는 먼저 "최근 제가 관련된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 주주, 투자자, 고객, 그리고 동부그룹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근영 회장 <사진=동부그룹> |
이어 "제 개인의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오늘 동부그룹의 회장직과 계열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늘 여러분들의 행복과 동부그룹의 발전을 기원하겠다"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현재 건강상의 이유로 미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그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근무한 여비서를 상습 강제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다. 전 여비서는 지인들을 통해 김 회장측에 100억원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이근영 회장은 공직과 민간부문에서 경륜과 경험을 쌓은 인물로 동부그룹 여러 계열사의 사외이사, 고문을 역임했다.
1937년생으로 대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68년 제6회 행시 합격해 1985 광주지방국세청장, 1989년 재무부 세제국장, 1991년 국세심판소장, 1994년 재무부 세제실장으로 재직했다.
또 1994년 한국투자신탁 사장, 1996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1998년 한국산업은행 총재, 2000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등을 지냈다.
민간으로 나와서는 2004년 법무법인 세종 고문, 2008년 동부메탈 사외이사 겸 동부생명 사외이사, 2010년 동부화재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동부회재 고문을 맡았다.
회사측은 "이근영 회장이 앞으로 김준기 회장 사퇴에 따른 그룹 내부의 혼란을 수습하고 경영을 쇄신해 나갈 것"이라며 "이근영 회장을 중심으로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에 의한 자율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