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SF 걸작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의 톰 크루즈·더그 라이만이 다시 한 번 근사한 영화를 빚어냈다. 두 사람이 다시 뭉친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는 1980년대, 신출귀몰한 마약배달로 미국 수사기관을 농락한 실존인물 배리 씰의 일화를 담았다.
14일 개봉한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는 잘나가던 민항기 조종사에서 세기의 마약배달부로 악명을 날린 배리 씰의 삶을 조명한다. 안정된 직장에서 인정받던 배리 씰이 위험천만한 총기·마약배달 비행에 나서는 과정이 꽤나 흥미롭게 진행된다.
실화를 재구성한 이 영화는 비행 한 번에 무려 17억원을 번 배리 씰의 심리변화를 통해 극적 재미를 배가시킨다. 영화는 시간 흐름에 따라 배리 씰의 심리변화에 주목하는데 그 흐름을 따라가는 재미가 제법이다.
우선 극 초반의 배리 씰은 뜨거운 애국심에 불타오른다. 이 과정에서 객석은 이 사내가 과연 어떤 풍파를 겪을 지 궁금증에 빠진다. 중반에 이르러 배리 씰은 과연 자신의 일이 옳은 것인지 의심하고 갈등한다. 그러다 중후반에 가서는 불법 마약배달에 희열을 느끼고 부를 축적하는 데 혈안이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180도 달라지는 캐릭터의 색깔은 '아메리칸 메이드'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 같은 배리 씰의 흥미로운 심리변화는 명배우 톰 크루즈가 맛깔나게 연기했다. 배우가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데는 어느 정도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톰 크루즈의 표정에선 그런 걸 전혀 느낄 수 없다. '작전명 발키리'(2008)에서 실존인물 클라우스 폰 슈타펜버그 대령을 연기할 당시 보여준 톰 크루즈의 실력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그 내공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여담으로 FBI와 CIA, 심지어 백악관까지 농락한 배리 씰의 이야기는 여러모로 스티븐 스필버그의 '캐치 미 이프 유 캔'과 닮았다. 두 영화 모두 실제 이야기를 담았고, 작품 속 캐릭터나 이야기 구성, 전개 역시 비슷하다. 마지막 이야기는 배리 씰의 경우가 훨씬 비극적이지만, 더그 라이만 감독은 누구보다 드라마틱한 삶을 산 배리 씰의 일생을 시종 밝은 톤으로 그렸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UPI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