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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 법률자문 의료에 통역까지 척척, 전문직 위협하는 AI

기사입력 : 2017년08월30일 17:03

최종수정 : 2017년09월08일 11:16

취준생 30년후엔 아예 일자리 못찾을 것 <마윈>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29일 오후 5시53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동현기자]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단순 저숙련 업무뿐만 아니라 고도의 판단력이 요구되는 전문직종으로도 응용이 확대되면서 전문직 일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기사작성부터 변호사의 고유업무였던 법률자문까지 해내면서 전문직들도 AI의 ‘대공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오는 2045년이면 현재 직업 중 77%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면서 4개 직업 중 3개가 없어진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지난 5월 ‘빅데이터 박람회’에서 미래의 일자리와 관련해 "화이트칼라 직업은 30년 이내에 모두 사라질 것"이라며 “현재의 교육방식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30년 후 아이들은 일자리를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쓰촨 주자이거우 지진 ‘AI 기자’ 대활약

중국의 ‘AI 로봇기자’가 주자이거우(九寨沟)에서 발생한 강진소식을 세계 최초로 속보로 전하면서 중국 인공지능 기술력이 주목을 받았다.

이 기사를 작성한 주인공은 바로 중국국가지진대망(國家地震臺網)이 개발한 스마트 로봇인 ‘지진정보 보도로봇(地震信息播報機器人)’이다. 지난 8월 8일 이 ‘로봇기자’는 ‘쓰촨 아바저우(阿壩州)주자이거우현 7.0 지진발생’의 제목으로 전체 585자 분량의 기사를 25초만에 완성했다. 작성한 기사의 내용에는 지진발생 지역의 지형, 주변 지역소개, 역대 지진발생 상황, 날씨 등의 정보와 함께 5장의 사진이 첨부됐다. 이 속보는 중국지진대망(中國地震臺網)의 공식 웨이신(微信,위챗)을 통해 발표됐다.

이 로봇이 처음 자신의 존재를 알린 시점은 2016년 5월 쓰촨성 몐양(绵阳)지진이 발생했을 때다. 당시 6초만에 560자 분량의 기사를 속보로 내보내면서 화제를 모았다.

중국의 ‘지진정보보도로봇’은 물리적인 실체가 있는 로봇이 아니라 정교하게 짜여진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다. 지진 발생 후 로봇은 정해진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제목을 선정하고 사진 및 데이터를 수집해 짧은 시간 안에 기사를 완성한다.

한편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도 지난 2015년 기사작성 AI 프로그램 ‘드림라이터(Dream Writer)’를 선보였다. 드림라이터는 2015년 9월 중국 CPI지수 기사를 자사 포털사이트인 텅쉰신원(腾讯新闻)에 게재하면서 기자로서 ‘데뷔’를 했다

특히 드림라이터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 기간 중 3600여 편의 기사를 작성해 ‘일당백’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현재 경제 및 과학 분야에서 매일 2000편의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연간 600만자 분량의 총 30만편의 기사 작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적으로도 AI를 활용해 스포츠 뉴스, 증시 속보를 제공하는 ‘로봇 저널리즘’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AP통신,뉴욕타임즈와 같은 굴지의 글로벌 미디어들도 인공지능을 활용해 일부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국가지진대망의 인공지능로봇이 쓴 기사<사진=바이두(百度)>

◆’법조계의 알파고’, 인공지능 변호사 등장

최근 운남성 쿤밍시(昆明市) 사법당국과 온라인 법률서비스업체 뤼핀후이커지(律品汇科技)가 공동으로 개발한 ‘법률로봇’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현재 이 인공지능 서비스는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쿤밍시 공공법률 스마트 플랫폼(昆明市公共法律服务智慧网络平台)’에 접속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지난 4월 쿤밍시에서 최초로 시범적으로 운영된 이후 현재까지 53만명이 넘는 인원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그 중 80%의 이용자가 전문성과 실용성면에서 로봇의 법률자문에 높은 점수를 줬다. 또 91%의 인원이 법률자문이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AI 법률 로봇’은 문답식으로 법률자문을 진행한다. 로봇이 상담자의 성별을 질문한 후 분쟁사항에 대한 정보를 단계적으로 습득하면서 최종적으로 상담자에게 법률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중국의 3000만건에 달하는 중국법원의 판결문을 심층 분석해서 실제 변호사들의 업무처리 기준에 따라 상세한 법률자문보고서를 작성한다.  이런 방대한 데이터에 근거해 소송 당사자의 법정에서 승소할 확률 및 유사한 사례를 제공해 이용자가 향후 기소 및 조정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자문 내용에는 법원의 특정사안에 대한 판단 예측, 향후 대비책을 담고 있어서 기소장 내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 법률로봇을 개발한 20년 경력의 변호사 우샤(武侠)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변호사 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인들의 법률 서비스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경제적 상황에 상관없이 스마트 폰만 있으면 무료 법률자문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법률로봇 개발의 취지"라고 덧붙였다.

텐센트의 AI 의료시스템 미잉 발표<사진=바이두(百度)>

◆ ‘인공지능 닥터’, 질병 진단 정확성 강점

중국의 인터넷 공룡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인공지능 기반 질병진단 분야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텐센트는 올해 8월초 인공지능 기반 조기암 진단 프로그램인 미잉(覓影)을 출시했다. 앞서 알리바바도 지난 7월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인 알리윈과 협력해 인공지능 의료시스템인 ‘Doctor You’를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첨단 의료영상진단 기기이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올해 중국의 AI 기반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100억위안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오는 2018년이면 시장 규모가 배 이상 증가한 200억 위안을 기록할 전망이다.

AI 기반 의료기기는 의사가 질병을 진단할 때 보조 수단으로 활용된다.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바탕으로 방대한 의료 영상을 분석해서 의사가 발견하기 어려운 질병을 파악하는 것이 강점이다. 전문가들은 병원 진료실에서 의사 대신 AI 기반 의료기기만이 존재하는 날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스타트업 업체 iCarbonX(碳云智能)도 의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 분석 및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업체는 협력업체인 건강검진센터,약국,병원,보험사들을 통해 유전자 데이터,미생물 데이터등의 빅데이터를 수집한다. iCarbonX는 이런 방대한 의료 빅데이터 자원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iCarbonX의 기업가치는 10억 달러로 추산되며 전세계 유니콘 기업 중 169위를 기록했다.

솽허우커지의 스마트 통역기 <사진=바이두(百度)>

◆ 내 손안의 ‘AI 통역사’ ,해외서도 스마트 폰만 있으면 OK  

텐센트가 실시간으로 통역이 가능한 통번역 앱인 ‘판이췬(翻譯君)’을 선보이며 언어장벽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섰다. 

텐센트의 모바일 통번역앱 판이췬 <사진=바이두(百度)>

이 앱은 스마트 폰에 대고 말만 하면 통역 서비스가 제공돼 외국인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텐센트는 언어식별기술과 인공신경망 기계번역기술(Neural Machine Translation)을 판이췬에 적용시켜 동시통역기능을 구현해 냈다. 판이췬의 미니앱(샤오청쉬,小程序)버전의 경우 다운로드 받을 필요 없이 위챗에서도 통역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2016년에 처음 출시됐을 당시 판이췬은 단어나 문장을 번역하거나 이미지속의 텍스트를 번역하는 기능만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추가된 ‘동시통역’기능을 통해 이용자들은 해외여행에서도 스마트폰만 휴대하면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스타트업 업체인 솽허우커지(双猴科技)도 28개국 언어가 통역이 가능한 ‘스마트 통역기’를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업체가 출시한 스마트 통역 단말기인 모나오선비(魔腦神筆)는 휴대가 간편해 해외여행 및 출장에 적합하다. 또다른 제품인 모나오샤오미(魔腦曉秘)는 회사에서 진행하는 대형 컨퍼런스에 적합한 회의용 통역장비이다. 이 장비는 음성인식기술을 통해 회의 속기록 작성이 가능하고 화면으로 3개 국어의 자막을 확인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펀드 매니저 자리 꿰차는 인공지능   

최근 중국의 금융기관 및 스타트 업들이 20여개의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펀드매니저 대신 AI를 통한 자산관리의 대중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그동안 전통 금융기관에서 PB나 펀드매니저를 통한 자산관리서비스는 비싼 수수료를 부담할 수 있는 ‘VIP 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다. 이제 로보어드바이저가 보편화되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일반인들도 자산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시장조사기관인 이관(易观)은 오는 2020년이면 중국 인공지능(AI) 기반 자산관리 규모가 5조 2200만위안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막대한 시장을 겨냥해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들은  ‘고효율 저비용’을 내세운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금융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소액투자자들을 공략하며 자산관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들 업체들의 투자 방식은 다소 상이하지만 맞춤형 자산관리 및 분산투자를 통해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점에서 유사한 모델을 가지고 있다.

그 중 초상은행(招商银行)이 시중은행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하며 AI 기반 자산관리의 선봉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초상 은행은 핀테크 선도업체를 표방하며 세전 영업이익의 1%를 핀테크 사업에 투입해 전사적으로 금융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7년간의 개발기간 끝에 2016년 12월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인 모제즈터우(摩羯智投)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실시간으로 금융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양한 글로벌 금융자산에 대해 분석 및 연산작업을 통해 자산을 최적화한다”며 “금융지식이 부족한 초보투자자들이나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최적의 상품이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현 기자(dongxu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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