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삼다수 입찰서류 마감…"흥행열기 식었다"
광동제약 '우세' 관측 속 크라운제과 도전장
2012년 도전 롯데칠성·코카콜라, 여전히 고심 중
[뉴스핌=박미리 기자] 내일이면 '제주삼다수' 입찰에 뛰어든 도전자들의 윤곽이 드러난다. 이전보다 흥행열기가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현 사업권자인 광동제약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다만 최근 크라운제과가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고 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음료 등 대기업집단 소속기업들도 여전히 참가를 고심하고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 광동제약, 일찌감치 준비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삼다수 위탁판매(제주도 외 지역) 입찰에 참가할 업체들은 오늘부터 31일까지 제주개발공사에 직접 방문해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가 9월 6~7일 선정되고, 9월 말 본계약이 체결되는 일정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광동제약이 꼽히고 있다. 광동제약은 오는 12월14일 제주개발공사와 삼다수 위탁판매 계약이 만료된다. 앞서 2012년 입찰에서 4+1년(4년 만기·판매 목표치 달성시 1년 연장 1번) 동안 삼다수를 위탁판매하는 권리를 따냈다.
광동제약은 일찌감치 준비에 나섰다. 지난 7월 삼다수 입찰서류 준비를 위해 나이스신용평가에 기업신용등급(ICR)을 의뢰했다. 광동제약이 신평사를 찾은 것은 7년 만이었다.
삼다수 입찰에 제출할 서류 중 하나로 '1년 이내 발행된 공인기관 기업신용평가서'가 있다. 회사채, 기업어음, 기업 중 하나의 신용등급을 제출하면 된다. 최근 1년 내 발행한 회사채가 없고, 단기간 내 발행 계획이 없는 광동제약은 ICR을 받아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시장 관계자는 "ICR은 정부 입찰 등 회사채 발행이 아닌 다른 용도로 많이 의뢰한다"며 "광동제약도 회사채 발행을 위한 목적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광동제약이 삼다수 판권 수성에 공들이는 것은 삼다수가 광동제약에 중요한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광동제약의 개별 매출 6363억원 중 28.9%인 1838억원이 삼다수 매출이었다. 올 상반기에도 광동제약은 삼다수 판매로 매출의 29%인 996억원을 올렸다.
광동제약은 판권 획득 후 삼다수 매출을 계속 늘렸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갖고 있다. 광동제약의 삼다수 매출은 2013년 1257억원, 2014년 1479억원, 2015년 1676억원, 지난해 1838억원으로 지속 늘었다. 올 상반기 매출도 전년(908억원)보다 9.7% 증가했다.
특히 광동제약으로서는 삼다수 입찰 흥행열기가 예상보다 미지근한 점이 호재다.
유력한 참가업체로 거론되던 농심, 웅진식품, 남양유업, 샘표식품, 아워홈 등이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농심 관계자는 "삼다수 입찰 참여를 검토한 적 없다"며 "자체 브랜드인 백산수를 키우는 것에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광동제약 이전에 삼다수 위탁판매를 했던 곳이다. 올해 초 오너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다수에 대한 애정을 보였고, 삼다수 판권을 빼앗긴 뒤 2013년 '백산수'를 출시했으나 기대보다 더딘 성장세를 보이면서 참가가 점쳐졌다. 백산수 점유율은 두자릿수에 도달하지 못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 브랜드가 많아져 점유율이 떨어지고, 입찰조건이 까다로워지는 등 삼다수 매력이 이전만하지 않아졌다. 확실히 5년 전보다 흥행열기가 식은 느낌"이라며 "결국 사업권은 현 사업자인 광동제약에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 다크호스는 크라운제과 …안심은 일러
광동제약과 크라운제과가 삼다수 위탁판매사 입찰경쟁에서 맞붙었다. <사진=광동제약, 뉴스핌DB> |
다만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안심할 수만은 없다. 실제 후보군에 이름을 오르내리지 않던 크라운제과가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입찰참가를 위해 서류를 준비 중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삼다수를 통해 생수를 비롯한 음료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와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도 여전히 입찰참여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삼다수 입찰에 참여할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양사는 2012년 입찰에도 참여했다.
첫날 오전, 아직까지 제주개발공사를 찾은 기업은 없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아직 삼다수 제안서를 낸 업체는 없다"고 말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말까지 삼다수, 감귤주스 등의 위탁판매사를 공개모집하고 있다. 참가자격은 최근 3개 회계연도 평균 매출액이 2000억원 이상이면서 식품, 음료, 먹는샘물 유통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계약기간은 5년 전과 마찬가지로 4+1년이다.
위탁판매사에 주어지는 영업구역은 제주도 외 지역에서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3사 및 계열 SSM 채널)를 제외한 유통채널이다. 다만 이번에는 소매(A), 비소매/업소(B)로 사업군을 나누고, 중복 지원을 가능하게 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