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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사놓고 보자" 전자담배 아이코스 사재기 열풍

기사입력 : 2017년08월24일 13:15

최종수정 : 2017년08월24일 13:45

최대 6000원 가격 인상 소식에 사용자들 불안
"전용스틱 6보루 구입..9월까지 사 모을 것"

[뉴스핌=전지현 기자] # 아이코스를 사용하는 직장인 이 모씨(43)는 최근 편의점을 돌며 전용 연초 스틱 '히츠'를 사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총 6보루 구입에 사용한 금액만 약 26만원. 가격인상이 예상되는 9월 전까지 꾸준히 사 모을 계획이다. 이 씨는 "사용한지 한달밖에 안됐는데,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다시 일반담배로 바꾸기 싫지만, 6000원이란 가격부담이 있으니 무조건 사모으기로 했다"고 하소연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증세가 본격화하면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때아닌 전용스틱 사모으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대대적인 가격 인상을 우려해 ‘사재기’에 나선 것이다.

<사진=아이코스 이용카 카페 캡쳐>

명동 한 편의점 직원(24)은 "최근 판매처가 늘어서인지 한두갑 정도의 구매 손님들이 많았는데 어제, 오늘 한개에서 두개씩 보루로 사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코스 이용자 카페에도 '스틱제품을 사재기 했다', '사고 싶지만 인근에 판매처가 없어 아쉽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었다.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인상 불가피, 소비자 "국민 건강은 안중에 없나"

22일 국회 기획재정부 조세조정위원회(이하 조세위)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조세위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20개비당 594원, 비궐련형 전자담배는 1g당 51원 과세하는데 합의했다. 

한국필립모리스(아이코스)와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글로)는 담뱃잎으로 만든 연초 고형물을 전기로 가열해 피우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파이프 담배로 신고, 1g당 21원의 세금만 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과세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1갑당(연초고형물 6g 기준) ▲담배소비세 528원 ▲지방교육세 232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438원 ▲개별소비세 126원 ▲폐기물부담금 24원 ▲부가가치세 391원 등 1739원의 세금이 붙는다.

반면, 일반 담배는 1갑당 세금은 ▲담배소비세 1007원 ▲지방교육세 443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841원 ▲개별소비세 594원 ▲폐기물부담금 24원 ▲연초안정화기금 5원 ▲부가가치세 409원 등 약 3323원이다.

즉, 권련형 전자담배 개별소비세는 일반담배의 1/4 수준. 따라서 관련업계는 일반담배 수준으로 개별소비세가 적용된다면 현재 연초스틱 가격이 4300원에서 5000원대로 뛸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조세위는 추후 권련형 전자담배에도 담배소비세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일반 담배 수준으로 인상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아이코스와 글로 가격은 6000원대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아이코스 이용카 카페 캡쳐>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소비자사이에서 불만글이 속출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5000원보다 올라가면 포기하겠다", "간접흡연 담배 냄새 때문에 아이코스로 넘어왔더니.. 국민건강은 머리속에 없는듯..", "돈독 오른 미친 나라" 등의 분을 삭히지 못한 글이 올라왔다.

관련업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중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는 전세계 25개국에 출시됐으나 권련 대비 50% 이하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그 어떤 국가에서도 권련과 동일한 세율 적용 사례가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건강에 덜 해로운 담배제품을 궐련보다 높은 가격에 구입해야 한다면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대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 역시 "증세가 이뤄진다면 (사업자가) 감내하기 힘들다. 소비자 판매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조세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를 일반 담배 수준으로 인상하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소속 조경태 기재위원장의 반대로 논의가 미뤄지면서 당초 예정된 30일 국회 본회 처리도 미지수로 남은 상태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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