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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談談)차이나] ‘베이징에 현금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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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 허무는 세기의 실험 유통질서 재편
4차산업 핵심기술 응용, 자고 나면 뉴비즈
대중 경제협력 다른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마윈(馬雲)은 2016년 10월 “10년 후면 전자상거래라는 말이 사라지고 대신 신소매라는 말이 훨씬 널리 사용될 것”이라며 유통 대변혁을 예고했습니다. 신소매는 모바일 인터넷과 빅데이터, AI, VR,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접목해 상품 생산 및 유통 소매의 관행을 송두리째 바꾸는 것입니다.

무인 편의점 빙고박스(BingoBox 繽果盒子)와 타오카페, 배송혁명을 기치로 내건 허마센셩(盒马鲜生) 등 신소매 대표 모델들이 숨가쁘게 출현 중입니다. 최근에는 AI와 빅데이터, 안면인식 기술을 접목한 자판기 사업이 화장품과 자동차 판매 분야에까지 발을 뻗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1일 기자는 신기술에 기반한 유통혁신 현장 취재를 위해 베이징 조양구의 허마셴성 조양로점을 찾았습니다. 점포 안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맨 먼저 드는 생각은 “무슨 매장에 고객보다 종업원 수가 더 많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직원들은 각자 분주히 스마트폰을 터치하고 있었는데, 가만히 보니 매장에서 앱을 통해 주문을 받고 장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고객이 주문한 호주산 바닷가재와 매장에서 직접 재배한 신선채소 등이 천장의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순식간에 어딘가로 옮겨집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주문 상품은 3km 지역의 경우 30분 안에 배송된다”는 대답입니다.

신소매 유통점 허마셴성 베이징 조양로점의 점원이 이 매장에서는 현금을 받지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놀랍게도 계산대에서는 신용카드와 현금이 모두 무용지물입니다. 기자는 목이 말라 5위안짜리 '쟈두오바오(加多寶)'라는 캔음료를 들고 매대로 갔다가 ‘알리페이(支付寶) 아니면 계산이 안 된다’는 말에 무안하게 물건을 도로 제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했습니다. ‘현금으로 결제하면 10% 할인해 준다’는 서울 상점의 풍경과 너무 대조되는 모습에 절로 쓴웃음이 나옵니다. 상품 거래에 중국 정부가 발행한 법정통화가 통용 안 되는 현장을 목도하고,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습니다.

뛰어난 통찰력의 혁신기업가 팀 쿡 애플 CEO는 “앞으로 실물화폐가 사라진다. 다음 세대는 돈이 뭔지 모르게 될 것”이라는 말로 무현금 사회의 도래를 예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무현금 사회는 팀 쿡의 예측을 훨씬 앞질러가는 듯합니다.

출장에서 돌아온 7월 말 텐센트와 인민대학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니 "소비자들의 84%가 스마트폰만 있으면 현금 없이 집을 나서도 전혀 문제없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소비 유통시장을 이미 모바일 머니가 완전 장악했다는 얘기지요. 2016년 기준 중국 모바일결제금액은 5조5000억달러로 미국의 50배라고 합니다.  한편으론 요즘 중국에선 상점들이 법정화폐 수수를 거부하는 행위를 놓고 위법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기자는 이번 출장길에 중국의 유통혁신 바람과 핀테크 결제 상황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작정을 하고 위챗페이(微信支付) 계정을 개설했습니다. 중국 전화번호 심 카드를 구입한 뒤 베이징 현지 하나은행 지점에서 계좌를 만드니 바로 위챗페이 계정과 연동이 됐습니다. 계정을 만들고 나서는 출장기간 3일 내내 한푼의 현금도 만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앤트파이낸셜(알리페이)과 텐센트(위챗페이) 등 각각의 하루 결제액이 이미 비자와 마스터카드 사용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합니다.

베이징의 한 여성이 노점에서 350원짜리 와하하 생수를 사기위해 위챗페이로 QR코드를 스캔히고 있다.

중국에서는 요즘 알리페이, 인터넷쇼핑, 공유자전거(공유경제), 고속철을 일컬어 중국의 '新 4대 발명품'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중국 현 경제상황과 유통혁신을 설명하는 해시태그(#)와 같은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중에서도 알리페이는 중국 유통혁명에 있어 태풍의 눈과 같은 존재입니다. 운용사인 앤트파이낸셜의 상장에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지요. 또 다른 '신 발명품' 인터넷쇼핑과 공유경제도 유통, 레저, 주거, 교통 분야에 걸쳐 다양한 뉴 비즈를 선보이며 중국의 유통 대변혁을 이끌고 있습니다.

공유경제, 모바일 IT 신기술과 연결된 O2O 신유통 역시 음식배달과 교통, 여행, 식품 등 일상생활 분야에서 전통적인 소비 유통 관행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습니다. 오토바이로 행인 옆을 쏜살같이 지나는 메이퇀(美團) 배달원과 거리를 가득 메운 공유자전거는 현대 중국 도시를 특징 짓는 시대의 아이콘이 된 지 오래입니다.

중국은 지금 4차 산업혁명의 다른 이름인 ‘인터넷 플러스와 중국제조 2025’ 정책으로 산업 패러다임을 개조하고 있습니다. 핀테크와 AI, 전기차, 드론, VR 등의 상업화 응용 보급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라고 합니다. AI 기술특허는 한국의 5.5배에 이릅니다.

위챗페이 등 모바일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결제하는 무인 초미니 노래방 영업이 중국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기자는 25년 전인 1992년 8월 17일, 정확히 한·중 수교 1주일 전에 특별 비자를 받아 처음 베이징에 발을 디뎠는데 '그때 본 나라가 지금 이 나라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수교 당시만 해도 노동력 외엔 달리 내세울 게 없던 중국이 지금은 혁신이라는 사회적 컨센서스를 앞세워 모바일 IT 신기술 분야에서 무섭게 굴기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출장길에 만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양평섭 베이징사무소 소장은 요즘 중국 관료들을 만나 경협 얘기를 꺼내면 '중국으로선 이제 일본이라면 몰라도 한국과는 별로 협력할 분야가 없다'며 고개를 젓는다고 전했습니다. 안타까운 얘깁니다. 양 소장은 예전에도 중국 리스크는 간간이 있었다며 중국 사업 부진의 모든 걸 사드 탓으로만 돌릴 일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어떤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을지 꼼꼼히 따져보고 이를 토대로 중국 시장 전략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는 겁니다.

귀국 직후 정유신 서강대 교수(핀테크지원센터장)를 만나 중국 현장 취재 얘기를 했더니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모바일 IT 기술을 산업과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데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나라”라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는 한국이 IT 강국이라면 중국은 모바일 강국으로서 4차 산업혁명 관련 모든 기술들을 모바일상에서 가장 활발하게 구현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경제협력도 앞으로는 ‘한·중 모바일 실크로드’ 구축이라는 새로운 방법론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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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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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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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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