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강소영 기자] 제29회 타이베이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막식에서 공무원 연금개혁을 반대하는 시위대의 방해로 각국 선수단과 국가가 따로 입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19일 대만 타이베이 시민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대회 개막식에서 입장을 대기하던 각국 선수단은 전·현직 공무원,군인 및 교사로 구성된 연금개혁 반대 시위대의 방해로 제때에 개막식에 입장하지 못했다.
이날 개막식에선 141개국 7700여 명의 선수단이 알파벳 순서에 의해 입장하기로 돼있었다. 앞 순서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선수단이 국기를 앞세워 개막식에 입장했지만, 뒤이어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치고 선수단 입장 통로를 차단하면서 대다수의 나머지 선수단이 입장을 하지 못하게 됐다. 결국 각국 깃발을 든 기수들이 먼저 스타디움에 들어섰고, 이후 시위대가 통로를 열어주면서 선수들이 나중에 별도로 입장할 수 있었다.
이날 시위대는 타이베이 시내에서 공무원 연금 제도 개혁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개막식 시간에 맞춰 스타디움에 몰려들었고, 결국 개막식이 시위로 얼룩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막식에서 시위때문에 국가와 선수가 따로 입장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계 유니버시아드는 대만이 개최하는 최대 규모 국제 종합스포츠 이벤트로 국제사회에서 갈수록 소외되고 있는 대만 정부가 공을 들여 준비해온 행사다. 이번 대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과 자부심도 남달랐다. 개막식이 시위대의 방해로 얼룩지자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과 국민들은 시위대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제 스포츠 행사를 방해하고,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맹비난 하고 있다.
올해 6월 대만 입법원(우리나라의 국회에 해당)은 공무원 연금 수령액과 복지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무원연금개혁안을 통과 시켰다. 다양한 내용의 공무원 연금 개혁안이 검토됐지만, 대만 정부는 공무원에게 가장 불리한 내용의 엄격한 방안을 채택했다. 이후 전·현직 공무원 중심의 반연금 개혁 시위가 끊이질 않으며 '공무원 연금 개혁'이 뜨거운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한편 종합 3위를 목표하는 한국 선수단은 이날 오전 공식 입촌을 마치고 개회식에 참석했다.
29회 타이베이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막식 <사진=유니버시아드 공식 페이스북> |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