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부재 리스크 크지 않아..매각까지 대행체제로
영업이익 급증해 매각 타이밍 적기..9월 매각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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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취임 1년여 만에 불명예 퇴진했지만 대우건설 매각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업 가치가 2조원이 넘은 이번 시기를 놓치면 향후 매각이 더욱 힘겨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해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사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연내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전 작업인 매각 실사를 거쳐 오는 9월 매각공고를 발표할 계획이다. 예비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같은 중요 일정을 연내 끝낼 방침이다.
산업은행 리스크관리부문 고위 관계자는 “최순실 낙하산 논란에 박 사장이 중도 사퇴했지만 대우건설 매각에 영향을 줄 만한 요인은 아니다”며 “매각 실사가 끝나면 이사회를 열어 매각공고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사옥 모습 |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올해 기업 가치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3조원대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긴 어렵지만 그나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기란 게 내부 평가다.
대우건설은 올해 영업이익 ‘1조원 클럽’ 진입을 노리고 있다. 국내 주택영업 호황에 힘입어 영업이익 규모가 급증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이후부터는 7년째 국내에서 가장 많은 주택을 공급했다. 영업이익 1조원 클럽은 건설사 중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내년에는 실적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다. 새 정부가 부동산시장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대우건설이 내년에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올해가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시기인 셈이다.
또한 대우건설의 영업 환경을 고려할 때 올해 노리고 있는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은 첨두점(피크)이라는 게 회사 내부와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작년 7000억원대 잠재손실을 미리 회계에 반영한 게 올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선반영한 손실이 일부 환입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뽑지 않고 매각 때까지 실질적인 대행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신임 사장을 뽑을 큰 의미가 없어서다.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새 주인을 찾는데 5~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사장 선임 절차에 두 달 정도 걸린다는 점에서 실제 임기는 2개월 안팎에 불과하다.
대우건설은 16일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사내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 바로 아래 직급인 송문선 대우건설 수석부사장이 맡는다. 송 부사장은 산업은행 출신으로 자본시장실과 비서실, 투자금융실, 경영관리부문장 등을 거쳤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을 더 보유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CEO 중도 퇴진과 대우건설 노조의 매각 반대 등이 불안 요소로 꼽히지만 올해 나타난 기업가치가 내년 이후에도 유지될 것이란 확신이 없어 연내 인수기업에 대한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