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한국도 주목하는 '미니멀 라이프'…비움과 줄임이 주는 여유

기사입력 : 2017년08월11일 10:01

최종수정 : 2017년08월16일 08:42

비울 것은 비우고, 정신적 풍요를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한국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뉴스핌=이승혜 인턴기자] 경기도에 사는 나홀로족 K씨(32)는 최근 ‘미니멀 라이프’를 접하고 쓸데없는 물건들을 버리기 시작했다.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K씨의 집은 혼자임에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바로 구매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K씨의 집은 꽉 찼고 지갑은 텅텅 비었다. 그러던 그가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가지면서 집이 싹 바뀌었다. 이젠 물건을 구매할 때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그 결과, 집이 확 넓어지고 돈은 쌓이는 일거양득 효과를 얻었다.

■세계적으로 부는 미니멀 라이프…1인 가구와 연관성도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조명을 받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만을 두고 살아가는 삶을 일컫는다. 물질적 풍요보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세계적인 생활풍조다.

일본의 경우, 이전부터 ‘단샤리(だんしゃり)’ 열풍이 불었다. 물건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심플함을 추구하는 운동이다. 정신적인 것을 강조하고, 쓸데없는 물건을 버리는 것이 핵심. 이 부분이 미니멀 라이프와 유사하다.

단샤리는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끊는 단촐한 삶을 지향한다. 요가의 행법인 단행(斷行), 사행(捨行), 이행(離行)을 응용했다. 특히 2011년 동일본대지진 후에 크게 유행했다. 지진으로 많은 것들이 무너지고 없어지는 것을 목격하며 소유에 대한 일본인들의 개념이 재정립된 것이다.

미국의 ‘킨포크(Kinfolk)’와 덴마크의 ‘휘게(Hygge)’ 또한 미니멀 라이프와 맞닿아 있다. 킨포크 라이프는 ‘심플, 스몰, 디테일(simple, small, detail)’에 중점을 두고 자연친화적이고 아날로그적인 삶을 즐기는 것을 뜻한다. 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단순하고 소박하게, 세심하게 사는 점이 단샤리와 닮았다.

덴마크의 ‘휘게(Hygge)’도 비슷하다. 덴마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한 2016년 ‘더 나은 삶의 질 지수(BLI)'에서 38개국 중 3위를 차지했다. 덴마크의 ‘휘게 라이프’는 먹고 입는 것을 단순화해 안락함, 아늑함을 즐기는 삶의 방식이다. 물질적으로 채우며 많이 소비하기보다는 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게 사는 것을 중시한다. 올해 한국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휘게는 2016년 옥스퍼드 사전이 뽑은 ‘올해의 단어’ 후보 중 하나이기도 했다.

한국의 미니멀 라이프 열풍은 1인 가구 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27.6%다. 1인 가구 성장률 역시 3.4%로, 전체 가구 성장률의 세 배에 달한다.

폭발적인 1인 가구의 증가는 물건을 버리고 삶을 단순화하는 ‘미니멀리스트’를 양산했다. 이들 중 일부는 최소한의 물건만 사들이는 일명 '자발적 가난'을 택한다. 여기서 가난은 소유의 개념을 재정립한 정신적·철학적 비움을 뜻한다.

이에 대해 인제대 경영학부 배성윤 교수는 “1인 가구는 혼자 생활하는 데 필요한 생필품을 일정 수준 이상 각자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중에서 저소득층의 청년층, 중장년층, 노년층 비율이 높아 미니멀 라이프를 적극적으로 지향하는 계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배 교수 말처럼 한국식 미니멀 라이프는 저성장과 고용불안, 1인 가구의 증가 등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열풍과는 조금 다른 행태를 보인다. 배성윤 교수는 "우리나라 저소득층 1인 가구의 경우, 미니멀리스트의 소비 불복종 운동이나 더 나은 삶의 질을 지향하는 미니멀 라이프와 달리 어쩔 수 없는 현실여건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형 미니멀 라이프, 심플한 인테리어 넘어 중장기 여행 통한 휴식까지
심플라이프 운영자이자 6년차 미니멀리스트 탁진현(여·37)씨는 한국형 미니멀 라이프가 단순한 경제적 관점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한국은 저성장으로 인해 경제적 관점에서 물건을 줄이려는 성향이 강했다. 따라서 주부들과 젊은 사람들이 인테리어 측면에서만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경험적이고 정신적인 가치라는 진정한 의미의 미니멀 라이프가 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탁진현씨는 깔끔하고 넓은 공간을 누릴 수 있고 소비가 줄어든다는 점을 미니멀 라이프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남들처럼 더 큰 집으로 이사가고 더 좋은 것들을 사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허례허식을 버려 자기 삶, 자기만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 그런 점이 개성 강한 요즘 젊은이들과 잘 맞는다”고 덧붙였다.

JTBC 예능 ‘효리네 민박’은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킨포크 라이프’ 제주도 생활기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JTBC ‘효리네 민박’ 캡쳐>

한국에서는 원조 섹시스타 이효리의 전원생활이 화제다. 화려했던 연예계를 뒤로 하고 이상순과 결혼한 뒤, 제주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그의 삶이 방송돼 호응을 얻었다.

이효리 부부처럼 킨포크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 열풍이 불고 있다. 새로운 라이프를 제안하는 숙박플랫폼 미스터멘션(Mr, Mention)은 ‘제주도 한 달 살기캠페인을 통해 바쁘고 지친 사람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한다.

미스터멘션 대표 정성준(남·28)씨는 “반복되는 일상, 과도한 경쟁 사회 속에서 지친 게스트들에게 새로운 라이프, 쉼표를 선물하고자 한다.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태국, 호주, 캐나다 등 세계를 배경으로 ‘한 달 살기’ 문화를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의 관심도 뜨겁다. 정 대표는 “월 평균 3만명 이상의 게스트가 숙소를 확인하고 예약하며 중장기 여행 문화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주 고객층은 아이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가족, 이직 전 삶의 변화를 원하는 20~30대, 노후를 준비하는 부부, 육체적·정신적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승혜 인턴기자 (leeshae0623@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울 전역 올 첫 폭염주의보 [서울=뉴스핌] 최수아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은 30일 오후 12시를 기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성남, 구리, 화성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같은 시각 경기도 가평, 광주는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 후덥지근한 날씨를 보인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06.29 yooksa@newspim.com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내려진다. 폭염경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되거나, 광범위한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될 경우 발효된다.   체감온도는 기온에 습도, 바람 등의 영향이 더해져 사람이 느끼는 더위나 추위를 정량적으로 나타낸 온도다. 온도와 습도가 10%p 증가시마다 체감온도가 1도 가량 증가한다.  앞서 전날 저녁 이날 오전 9시까지 서울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돼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했다.  geulmal@newspim.com 2025-06-30 13:21
사진
"7월 1일 출석하라" 재통보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오는 7월 1일 오전 9시에 2차 대면조사를 위해 출석해 달라고 통보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29일 저녁 서울고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소환 일정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해 7월 1일 오전 9시에 출석하라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내란특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5.06.29 leehs@newspim.com 박 특검보는 "(소환 일정) 협의는 합의가 아니"라며 "결정은 수사 주체가 하는 것이고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한 뒤 특검의 수사 일정이나 여러 필요성 등을 고려해 출석 일자를 정해서 통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인단 측의 반응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오는 30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오는 7월 3일 이후로 조사 일정을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팀이 당초 날짜보다 하루 늦은 7월 1일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재통보한 것이다. 특검팀은 경찰청에 수사방해 사건 전담 경찰관 파견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지난 28일 첫 대면조사에서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 교체를 요구하며 조사를 거부한 행위가 특검법상 수사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특검팀은 판단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변론의 영역을 넘어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특검법에서 정한 수사방해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며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 특검은 수사방해 사건을 전담할 경찰관 3명을 경찰청에 파견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법 수사 대상에 보면 일련의 수사 방해나 재판 방해도 수사의 대상이 돼 있다"며 7월 1일 2차 대면조사에서도 박 총경이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29 22:1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