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연말 단기 조정 불가피"
거래세 폐지 등 과세체계 합리화 필요
지주사 및 동일업종 내 타종목 투자 대안
[뉴스핌=이광수 기자]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율 인상과 관련해 문의하는 고객이 최근 많아졌어요."(증권사 PB)
정부가 2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강화 및 대주주 범위 확대 등이 포함되면서 자산가들이 자산배분 전략을 다시 짜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과세형평 제고를 위해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현행 20%에서 최대 25%까지 상향한다고 공식 밝혔다. 대주주 범위도 종목별 15억원 이상인 기준을 2020년에는 10억원, 2021년에는 3억원까지 추가로 내리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대주주 자격이 확정되는 연말이 되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 국내 증시를 비롯한 이머징 국가가 긍정적으로 예상되면서 지수 하락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 양도세 인상? 단기 조정 빌미
대주주 주식 양도세 인상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하반기에도 대주주 양도소득세 인상을 피하기 위한 움직임의 영향으로 코스닥 지수가 털썩 주저앉기도 했다. 한 증권사 PB는 "올해도 지난 2015년말처럼 코스닥 지수에 특히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대주주 양도세 과세는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정책 반영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매물 출현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코스피 시장이 8개월 연속 상승해왔다. 조정이 올때도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이러한 과세 확대 정책은 조정의 빌미가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정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봤다. 강준호 대신증권 PB는 "지수 조정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번 정책을 빌미로 빠지는 것이지 최근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좋은 상황에서 주식을 팔고 다른 자산군에 투자할 확률은 적다"고 봤다.
한 증권사 PB는 "고객 입장에선 수익이 얼마나 나는지가 중요하다"며 "양도소득세가 인상됐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주식을 팔아 해외 주식 등으로 옮겨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 과세 확대 불가피…과세체계 합리화해야
이번 정책에 대해 자본시장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당장 주식 매매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들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재테크 수단 중 하나가 주식"이라며 "이처럼 주식에 관해서 세금을 확대하는 기조가 전반적인 주식투자 수요를 저해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반면 과세형평성 제고 등을 위해 대주주 양도소득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도 받아들이는 논리"라며 "대주주 양도소득세 확대는 어쩔 수 없는 시대적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도소득 과세체계가 불합리한 측면이 많아 이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황 실장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인정된다면 그 반대의 경우도 인정해야 한다"며 "거래새를 줄이거나 폐지해야 하고, 투자 손실을 과세에 반영하는 부분도 심도있게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안은? 수평·수직으로 분산 투자"
만약 대주주 자격 요건에 해당되는 경우라면 동일 업종의 종목을 분산투자하거나 계열사 등에 투자하는 방법이 추천됐다.
강준호 대신증권 PB는 "SK하이닉스를 예로 든다면, SK지주사나 SK텔레콤에 투자하는 수직분산 투자를 권할 수 있다"며 "한 종목에 15억이 넘지 않으면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방법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의 지분 20.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가령 반도체 업종 자체를 유망하게 본다면 업종내 다른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강 PB는 "반도체 업종을 좋게 본다면 SK하이닉스에 투자됐던 부분의 일부를 동부하이텍으로 떼어 투자한다는 식의 방법도 있다"며 "최근 시장은 주도주가 빠지면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이 올라가는 순환매장이기 때문에 산업 자체가 유망하다면 2등이나 3등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