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체제 강화, 미군 능력 향상, 중·러 압박 합의
[뉴스핌= 이홍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1일 아침 전화 통화를 통해 지난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8시경부터 50여분간 진행된 전화 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하는 방침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미사일 방어체제(MD)를 포함한 미일 방위 체제를 강화하고 자위대와 미군의 능력 향상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이 북한 문제를 협의한 것은 지난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회담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전화 회담은 지난 4월 9일 약 45분간의 회담 이후 가장 오랜 시간 이뤄졌다.
아베 총리는 회담에서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일 양국에 있어서 북한의 위협은 현격히 증대했다"면서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이번 미사일이 일본의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북서쪽으로 150km떨어진 부근에 낙하한 것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는 "나와 아베 총리, 그리고 미일 양국은 강력한 파트너로, 미국의 일본 방위에 대한 헌신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일이 긴밀히 제대로 논의하며 다양한 옵션(선택사항)을 생각해보자"고 말했다.
미·일 방위 협력과 관련해 두 정상은 "북한의 위협을 억제할 수 있는 방위체제와 능력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확인하고, 조만간 개최되는 양국 외무·국방 담당 각료 간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대북 제재 강화에 대해서는 엄격한 조치를 담은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을 위해 긴밀히 연대할 것을 확인했다. 하기다 고이치 관방 부(副)장관에 따르면 두 정상은 "안보리 결의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며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 요청을 강화할 것도 확인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역할의 중요성에 일치하고 양국에 압박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아베 총리는 중국의 대북 석유수출 중단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좌)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