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스프레드 위기 이후 최저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비용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기금과 보험사를 중심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탄탄하게 뒷받침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하이일드 본드의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26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달러화 표시 투자등급 회사채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108bp까지 떨어졌다. 연초 130bp에서 상당폭 떨어진 수치다.
상황은 정크본드도 마찬가지다. 연초 422bp에서 거래됐던 정크본드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최근 355bp로 하락했다. 특히 BBB 등급과 BB 등급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은행권이 발행한 채권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만족스러운 성적으로 통과한 데다 감독 당국이 1000억달러까지 배당 지급을 통한 주주환원을 승인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회사채 시장의 스프레드 축소는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 랠리를 기록한 동시에 나타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루미스 세이레스의 브라이언 케네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지난 수년간 목격됐던 투자자들의 수익률 사냥이 최근까지 이어진 결과"라며 "특히 아시아와 유럽 투자자들이 하이일드 본드를 중심으로 달러 표시 회사채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수요가 시장 저변에 자자리잡고 있는 데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스프레드 하락에도 투자자들의 '사자'를 부추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올해 3.5%를 기록한 뒤 내년 3.6%로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호조도 채권시장에 훈풍을 일으킨 것으로 판단된다. 크레디트 스위스에 따르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가운데 약 80%가 시장 예상치를 충족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풍부한 증시 주변 자금도 스프레드 하락에 힘을 실었다. 연준이 금리인상과 함께 대차대조표 축소를 검토하고 있지만 장기간에 걸친 '머니 프린팅'이 쏟아낸 유동성이 여전히 금융 자산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회사채 및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에 거래되는 상황이 이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