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4일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면서, 문 후보자는 25일부터 임명과 함께 검찰총장 업무를 시작한다.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을 통해 청렴한국을 지향하는 만큼, 문 후보자에게 이 같은 과제가 주어졌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주도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문 후보자는 검찰개혁 방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 현실화될지 미지수다.
청문위원들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에 대해 질문하자, 문 후보자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검찰 개혁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온도차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기록만 보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기록이 미흡하거나, 수사가 실패했거나, 경찰의 의견이 잘못된 경우 검찰당국이 보완조사나 추가수사를 해 바로잡아야 한다. 직접수사, 특별수사를 통해 사회에 있는 부정부패를 바로잡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 후보자는 서면답변에서도 수사와 기소는 분리할 수 없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문 후보자의 검찰개혁 의지가 약하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문 후보자의 첫 업무는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오는 26일 검찰 인사위원회의 검사장급 이상 간부 인사를 앞두고 있다. 새 정부의 첫 검찰의 조직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 안팎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법무부가 고검장·검사장급 검사에 대한 좌천성 인사를 내자, 윤갑근 대구고검장(53·19기)과 정점식 대검찰청 공안부장(52·20기), 김진모 서울남부지검장(51·20기), 전현준 대구지검장(52·20기)이 사직했다.
이어 문 후보자 사법연수원 선배인 박성재(54·17기) 서울고검장과 김희관(54·17기) 법무연수원장이 사직서를 냈다. 이어 유력 검찰총장 후보이자, 문 후보자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오세인(54·18기) 광주고검장도 사의를 표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박상기 법무부 장관 임명에 검찰 내 동요가 심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정부의 검찰 개혁 기조에 맞춘 ‘물갈이 인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문 후보자는 밖으로는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을, 안으로는 국민 신뢰가 떨어진 검찰 조직을 회복시켜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문 후보자는 박상기 법무장관과 함께 검찰 개혁에 앞장서야 할 자리인데, 청문회 발언을 보면 검찰 수사권 등 개혁 움직임에 반대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며 “청와대가 국정농단 보강 수사 등을 언급하는 만큼, 강력한 의지부터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