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확실성 상승..변동성도 뜬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상승과 수익률 저하를 경고했다. 불확실성이 날로 고조되고 있지만 증시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선진국에 비해 이머징마켓의 투자 매력이 높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기자회견을 시청하는 트레이더 <사진=AP/뉴시스> |
10일 GIC는 향후 10년에 걸쳐 글로벌 증시의 수익률이 저하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국의 경제 성장률이 완만한 수준에 머무는 가운데 미국을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전환점을 맞았고, 이 때문에 역사적 평균치를 훌쩍 넘은 밸류에이션에 따른 부담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GIC는 투자자들이 리스크 요인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증시 변동성이 부적절하게 낮은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림 차우 키앗 GIC 대표는 연례 운용 보고서를 발표한 자리에서 “지난해와 비교할 때 전세계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지만 주식시장은 쏠쏠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며 “시장 전반에 대해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GIC는 운용 자산 규모 3430억달러로, 세계 10위 국부펀드에 랭크돼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GIC는 5년간 연 평균 5.1%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림 대표는 “기존의 증시 밸류에이션은 향후 기업 실적에 대해 대단한 낙관론을 반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상 장기적으로 저수익률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별로는 선진국에 비해 이머징마켓의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고 GIC는 평가했다. 이머징마켓은 GIC의 포트폴리오에선 1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GIC는 주요 증시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낮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정학적 리스크부터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종료에 따른 악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종적을 감췄던 변동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 지수(VIX)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9월물 선물이 지난달 중순 13에서 상승, 최근 14를 뚫고 오르자 본격적인 기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자산운용사 뉴버거 버만의 더그 크래머 퀀트 헤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서 변동성이 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VIX로 통하는 무브 인덱스가 지난달 26일 50까지 밀리며 4년래 최저치를 찍은 뒤 최근 56까지 반등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