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PD수첩'에서 군대 내 동성애 색출 사건으로 다시 세간의 관심을 받는 성소수자 인권을 조명한다.
지난 4월 불거진 군대 내 동성애 색출 사건. 성소수자의 권리가 향상되고 동성혼이 합법화되는 세계적인 추세에 육군 내 동성애 색출 사건은 우리사회에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2017년, 대한민국의 성소수자 인권은 어디쯤 있는 것일까.
◆동성애자 군인의 사랑은 유죄?
5월 24일, ‘항문성교를 처벌한다’는 군형법 92조 6법 적용을 두고 재판 중이던 A대위의 유죄가 선고됐다. 이를 지켜보던 온오프라인이 발칵 뒤집혔다. 개인의 성적 취향을 이유로 경제생활의 단절인 군 제대부터 원치 않는 아웃팅까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삶을 흔들어 놓은 것이다.
올해 초 군인 간 성관계 맺는 영상이 SNS에 게시됐다. 육군은 게시자를 찾는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성관계 영상을 이유로 동성애자 군인 색출에 수사망을 넓혀갔다. 군인권센터 발표에 의하면 전국 육군 부대에서 많게는 50명까지 색출 수사를 벌였으며, 지난 17일 영상과 전혀 관계없는 A대위를 구속하기까지 이르렀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동성애자에 초점을 맞춰 게이 데이팅앱을 이용해 함정수사를 벌였다는 것이다. 또한 군인권센터에서는 한국기독군인연합회장으로서 평소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교리에 반하는 동성애자를 색출하라’는 지시가 모든 수사의 시작이라고 주장한다. 육군참모총장의 특정 종교 신념이 논란이었다.
◆도 넘은 혐오와 차별, 이대로 괜찮을까
일부 보수 개신교 교회들은 성소수자의 축제인 ‘퀴어 퍼레이드’에 맞서 세계 최초 ‘동성애 반대 축제’를 추진 중에 있다. 또한 교인들에게는 ‘동성애는 죄악이자 질병이며, 에이즈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교하고, 질병인 동성애는 종교로 극복 가능하다며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일명 ‘전환치료’를 권하고 있다.
'PD수첩'은 실제 ‘전환치료’를 받았던 김영민(가명)씨를 만나봤다. 김씨는 동성애자라는 사실로 직장에서 해고당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부모님에 의해 전환치료라는 이유 아래 납치에 감금은 물론 폭행까지 당했다. 성소수자의 삶에 가해지는 위협은 이뿐만이 아니다. 평소 치마를 즐겨 입는 트랜스젠더 박정훈(가명)씨. 여성스럽게 하고 다닌 다는 이유로 버스가 들어오는 도로에 내팽겨 쳐지기도 했으며, 지하철을 타러가던 중 누군가 밀어서 계단을 구를 뻔 한 기억도 있었다.
◆우리, 함께 살아요.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차별금지법’
생명까지 위협하는 혐오와 차별에 대항하기 위해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나섰다.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 시도율은 46% 이른다. 이를 통해 가족의 이해와 지지가 얼마나 절실한 지 알 수 있다. 부모님의 응원으로 세상 밖으로 나왔다는 한결 씨, 이제는 본인과 같이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을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해 부모님과 함께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치고 있다.
지난 24일 대한민국에서는 한 군인이 동성 연인과의 성관계를 이유로 유죄를 선고 받았고, 같은 날 대만에서는 동성혼이 합법화 됐다. 차별금지법 시행국가 약 53개국, 10년 전부터 우리 정치권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시도 해왔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PD수첩' 1129회에서는 성소수자의 삶을 조명하고, 사회적으로 이들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혐오를 철폐할 방안을 모색해본다. 30일 밤 11시 10분 MBC에서 방송.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