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식당·좋은 호텔 소개한 자동차 여행서
타이어회사 만든 미슐랭형제 기드미슐랭 발간
“운전자들이 돌아다녀야 타이어 닳는다” 착안
1933년 식당등급 매겨…현재 28개 도시 소개
지난해 11월 발간된 미쉐린가이드 서울(2017). <자료=홈페이지 캡쳐> |
[뉴스핌=이보람 기자] 타이어 회사와 맛집. 관계가 전혀 없을 것 같지만, 둘을 잇는 하나의 단어가 있다. 우리에겐 '미슐랭'으로 보다 익숙한 '미쉐린가이드'다.
미쉐린가이드는 고급 레스토랑을 고르기 위한 '바이블(성경)'로 불릴 만큼 명실상부한 맛집 안내서다. 그 명성은 1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888년 프랑스인 앙드레 미슐랭과 에두아르 미슐랭 형제는 자신들의 성을 따 '미슐랭'이라는 이름의 타이어 제조회사를 창업한다.
그때는 지금처럼 자동차가 널리 보급되기 전이다. 두 형제는 타이어 판매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고민했다.
그러던 중 형제는 자동차 운전자들을 위해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이나 좋은 호텔 등을 소개한 책자를 발간하기로 한다.
'기드 미슐랭(Guide Michelin)'의 시작이다. 운전자들이 많이 돌아다녀야 타이어가 빨리 닳는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당시 프랑스에는 이렇다 할 여행 안내서가 없었다고 한다. 미쉐린가이드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었다.
책을 발간한 지 30여 년이 지난 1933년부터 현재와 같이 식당 평가를 위해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 역할을 하는 전문 심사위원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식당 등급에 따라 1~3개의 별(★)을 달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특히 전문적인 위원들을 철저한 교육을 통해 평가에 참여시키고 음식값을 모두 지불하며 비밀리에 평가를 진행한다. 평가 요소는 재료, 맛, 개성과 창의성, 가격, 일관된 서비스 다섯 가지다. 이같은 과정때문에 음식 평가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모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유명세는 더욱 뜨거워졌다.
우리들에게 익숙한 미쉐린타이어 캐릭터. <자료=홈페이지 캡쳐> |
다만, 전세계 모든 도시를 평가대상으로 하지 않았다. 서울을 포함 현재까지 28개 도시가 미쉐린가이드 글로벌판의 선정 대상지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앞서 여행지를 중심으로 소개하는 미쉐린가이드 그린에 일부 식당이 소개됐지만 맛집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레드는 지난해 11월 처음 발간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도쿄, 홍콩 등에 이어 네 번째다.
프랑스 발음은 '미슐랭'이지만 우리나라에서 공식 명칭은 영미 발음을 가져와 '미쉐린'으로 결정됐다.
우리나라를 포함, 지난해 말까지 전 세계에서 미쉐린으로부터 별을 받은 레스토랑은 총 2700여 곳. 이 중 가장 높은 등급인 별 세개를 받은 레스토랑은 111개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선 한식당 '가온'과 '라연'이 각각 가장 높은 등급인 별 세개를 획득했다.
또 현재 미쉐린가이드는 식당을 평가한 레드와 여행지를 소개한 그린 등으로 나뉘어 발간되고 있다. 이들 책자는 매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며 이 과정에서 등급이 변경되기도 한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