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집중도 높은 브라질 은행권은 타격 예상돼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브라질에서 핀테크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기존 은행들이 차지하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란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 16일 자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통해 공개된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는 브라질에서 운영되고 있는 200개 이상의 핀테크 업체들이 앞으로 10년에 걸쳐 24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창출해 낼 것으로 내다봤다.
<출처=easynvest> |
브라질 핀테크 시장은 결제, 대출, 개인금융 등 세 부문을 중심으로 확실한 성장세가 점쳐지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브라질은 은행부문의 시장 집중도가 유달리 높아 핀테크 산업의 등장이 미칠 영향도 더 클 것이라는 게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산업 은행을 제외하면 5대 은행들이 전체 대출의 84%를 장악하고 있고 소매금융 부문에서는 90%의 점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앞서 2007년의 71%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은행 부문 집중도가 더 커진 것이다. 또 5대 은행이 모든 점포의 20%정도를 차지하는 미국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편이다.
브라질의 대출 수수료와 금리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으로, 전문가들은 이러한 독특한 여건 때문에 선진국에 비해 브라질에서 핀테크가 가질 영향력이 훨씬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잠재력 덕분에 브라질 핀테크 기업들에 대한 벤처캐피탈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로, 사모펀드들이 대표적이다. 지난 3월 미국의 사모펀드업체 어드벤트 인터내셔널은 핀테크업체 이지앤베스트(Easynvest)의 소수 지분을 사들였다.
자문 부티크 그린힐앤컴퍼니 담당이사 아이사이아스 츠니퍼는 “조만간 (브라질) 핀테크 업계 내 더 많은 변화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는 브라질 은행 부문도 이러한 핀테크 경쟁을 가만히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핀테크에 대한 직접 투자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앞으로 10년 내로 기존 은행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대형 은행들의 이익 성장에 큰 타격은 없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