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현안 산적…경제팀 수장 시급
국무총리 인준 속도 따라 임명시기 좌우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청와대 인사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누가 경제사령탑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출 등 지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업과 경제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한국경제의 체질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성공시키려면 대규모 재원조달이 필요하다.
11일 정치권과 관가에 따르면, 경제부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이용섭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비상경제대책단장(전 국회의원), 조윤제 국민성장위원회 상임위원(서강대 교수),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김광두 전 국가미래연구원장 등이다.
◆ '노무현정부 대책반장' 이용섭 가장 유력
이용섭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장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총선 정책공약 발표로 한국형 복지모델 제안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거론되는 후보 중 가장 유력한 인물은 역시 기재부 출신인 이용섭 전 의원이다. 조윤제 교수는 경제부총리보다는 한국은행 총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김광두 전 원장도 문재인캠프의 브레인 역할을 했지만 경제팀 수장으로 직접 나설 가능성이 낮고, 김진표 전 부총리도 이미 2003년 노무현정부 당시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맡은 바 있어 원로로 분류된다.
전남 함평 출신인 이용섭 전 의원은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세제실장을 거쳐 관세청장,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을 역임했다.
기재부 장·차관까지 오르지는 못했지만 노무현정부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다수의 경제부처 장·차관을 두루 거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 전 의원이 관세청장 시절,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국세청장직을 부탁하며 '국세청 개혁'을 주문했다는 일화는 관가에 잘 알려져 있다. 이후 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이 전 의원은 청와대 혁신관리수석비서관으로 발탁됐고, 행자부·건교부 장관까지 맡아 경제 현안을 진두지휘하며 노무현정부의 '대책반장'으로 통했다.
◆ 관료·국회 경험 두루 갖춘 개혁파
정치권으로 발을 돌린 이 전 의원은 2008년 제18대,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됐고,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캠프의 비상경제대책단장을 맡으며 새 정부의 중책을 예약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와의 호흡이 좋고, 관료 출신으로서 조직 장악력 측면에서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한 정부 관계자는 "기재부 업무는 물론 관계부처를 업무를 두루 꿰뚫고 있어 경제팀 수장으로 손색이 없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무총리 임명 시기에 따라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내각 임명 시기도 좌우될 전망이다. 헌법상 국무총리가 국무위원(내각) 제청권을 행사하는데 국무총리 임명까지 최소한 2~3주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야당의 반대로 국무총리 인준 절차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곧바로 내각을 임명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박근혜정부에서도 국무총리 지명자가 내각 제청권을 행사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청와대는 내각 인사와 관련 구체적인 방침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결국 총리 인준 속도에 따라 내각 임명 시기도 좌우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