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하면서 워싱턴 D.C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대선 직전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을 밝히며 선거 개입 의혹을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와 러시아 연루 의혹을 조사 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사진=AP/뉴시스> |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코미는 워싱턴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등 대부분 인사로부터 신임을 잃었다”며 “상황이 진정되면 그들은 나에게 고마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해임에 대해 “그는 일을 잘 하고 있지 않았다, 굉장히 단순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명에도 코미 전 국장의 갑작스러운 해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연루설과 얽히며 커다란 파장을 부르고 있다.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공화·애리조나)은 이번 해임에 대해 성명을 내고 “실망스럽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랫동안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을 조사할 특별위원회 구성을 주장해 왔다”며 “대통령이 FBI 국장을 해임한 것은 이 같은 위원회 구성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확인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번 해임이 러시아 조사 건과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메모를 통해 코미 전 국장이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조사와 관련한 이유로 해임됐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법무부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주 코미 전 국장의 상원 청문회가 해임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코미 국장은 지난주 법무부에 러시아 연루설 조사를 위해 추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대변인은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다이앤 페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코미 전 국장의 요청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페인스타인 의원은 “그가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알고 있다”면서 다만 이것이 코미 전 국장의 해임 이유는 아니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직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난 점도 의혹을 더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만남이 코미 전 국장의 해임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백악관은 이미 코미 전 국장의 후임을 물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제임스 코미는 FBI의 위신을 되찾을 더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