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예상 뛰어 넘어...서비스업 성장률, 사드보복으로 32분기만 최저
[뉴스핌=허정인 기자] 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9%를 기록했다. 이는 세 개 분기만의 최고기록으로 지난 4분기(0.5%) 성장률을 두 배 가량 웃돈다. 세계 경기 회복으로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데다 여기에 영향을 받은 국내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늘렸다.
<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7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9%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 경제가 전 분기 대비 1% 가까이 성장한 것은 지난해 2분기(0.9%) 이후 근 1년 만이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엔 각각 전 분기 대비 0.5% 성장에 그쳤다.
이번 1분기 성장률은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수출 증가에 영향을 받았다. 이대로 연말까지 성적이 유지되면 3%를 훌쩍 뛰어넘는 성장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뚜렷한 반등세를 나타낸 부문은 수출이다. 1분기 수출 증가율은 1.9%로 전 분기(-0.1%)에 비해 증가 전환했다. 2015년 4분기(2.1%)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이기도 하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큰 틀에선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교역량이 증가한 데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반도체 업계의 수출실적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04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8.4% 늘었다.
수출증가의 영향으로 설비투자도 덕을 봤다.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4.3%를 기록했다. 작년 1분기(-7.0%), 2분기(2.6%), 3분기(0.9%)로 비교적 저조한 성적을 나타냈지만 4분기(5.9%)에 이어 올 1분기까지 호실적을 내는 중이다. 정 국장은 "주력 품목의 수출과 생산이 호조를 보이면서 설비투자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반도체가 우리 경제를 이끄는 모습이다. 제조업의 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2.0%를 기록했다. 2010년 4분기 2.2% 이후 25분기 만에 최고치다.
이외에 건설투자도 좋은 실적을 나타냈다. 1분기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이 늘어 전 분기보다 5.3%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1.2%)와 비교해 증가 전환했다. 작년 1분기(7.6%) 이후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올 1분기 성장률은 시장의 컨센서스를 뛰어 넘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국장은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와 현재로선 올해 성장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나라 주력 품목(반도체)의 생산과 수출이 동반 성장해 25개 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비스업 부문은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1분기 서비스업 성장률은 0.1%로 32개 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을 세부적으로 보면 여행객 동향에 따라 영향을 받는 도소매 및 음식숙박 부문이 -1.2%로 전 분기 0.7%에 비해 마이너스 전환했다.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음식 숙박업은 관광객과 직결되는데, 이번 마이너스 전환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한 데 영향을 받았다”며 “이외에 1분기 문화 기타 스비스업도 -0.8%로 저조한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외국인 관광객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