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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 투입된 데미안 허스트 컴백전, 논란 거세다

기사입력 : 2017년04월11일 11:12

최종수정 : 2017년08월08일 16:40

높이 18m에 이르는 데미안 허스트의 대규모 신작. © Damien Hirst and Science Ltd. <사진=뉴시스>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영국의 ‘문제적 작가’ 데미안 허스트(52)가 오랜만에 신작들을 들고 컴백했다. 데미안 허스트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두 곳의 미술관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메가톤급 개인전을 개막했다. 이로써 베일에 가려졌던 허스트의 일련의 신작들이 일제히 공개됐다. 

2017베니스비엔날레 개막(5월13일)에 앞서, 지난 8일(현지시각) 먼저 포문을 연 허스트 작품전의 타이틀은 'Treasures from the Wreck of the Unbelievable'. 해저에 침몰된 '믿을 수 없는 난파선에서 건져낸 보물'이란 뜻이다. 

허스트는 이번 컴백전에서 지구인들이 오늘날 고귀한 보물이라고 떠받들고 있는 것들에 대해, 완전무결한 것들에 대해, 과연 그 실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실체는 과연 진짜일까 질문하고 있다. 결국 현대인들의 가슴에 고이고이 심어져온 ‘판타지’를 시니컬하게 비틀고 있는 것. 

이번 전시에는 깊은 바닷 속에 수장돼 산호와 따개비가 덕지덕지 묻은 채 건져진 보물과 유물(사실은 설정이다)이 온갖 그로테스크한 형상으로 나와 있다. 메두사, 스핑크스 등 온갖 문화재들이 패러디됐다. ‘블록버스터 전시라면 이쯤은 돼야지’라고 웅변해주는 듯하다. 작품의 장르와 소재도 무척 다채롭다. 브론즈 대리석조각 영상 설치 등등. 쇼킹한 주제답게 작품 또한 대단히 쇼킹하다. 

그런데 허스트가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늘 논란이 거세게 일었듯, 이번에도 작품을 둘러싸고 논란이 만만찮다. 미술계 최고 슈퍼스타의 행보이니 언론의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특히 이번에는 유럽 언론들이 앞다퉈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는 “판타지는 이리도 멀고 먼 것인가? 데미안 허스트의 이번 작품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평했다. 또다른 영국의 유력매체인 더 타임즈는 “허스트의 이번 신작은 왜 난파선인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 때 그의 피클 상어(포름알데히드용액에 상어를 방부처리해 넣은 수조작품)와 번쩍이 해골 작품(인간의 두개골에 수많은 다이아몬드를 장식한 조각)은 꽤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들은 우스꽝스럽다.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와 진배없다”며 그의 작품들을 끝까지 보는 것은 고통이라고 혹독하게 비평했다. 

더 텔레그라프 역시 “더없이 스펙터클한 이번 전시는 허스트의 커리어에 큰 흠집을 낼 듯하다”며 이번 전시는 ‘실패한 스펙터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미안 허스트 <스핑크스>. Photographed by Prudence Cuming Associates © Damien Hirst and Science Ltd. All rights reserved, DACS 2017

런던 골드스미스대학을 졸업한 이래 발표하는 작품마다 전세계적으로 이슈를 만들며, 악동작가로 불려온 데미안 허스트는 이번에 프랑스 명품왕국의 오너이자, 국제미술계 거물인 프랑소와즈 피노 케링(Kering)그룹 명예회장의 지원 아래 전시를 꾸몄다. 허스트는 피노 회장이 이탈리아 베니스에 설립한 미술관인 푼타 델라 도가나, 팔라조 그라시 두 곳에서 개인전을 갖기 위해 수년간 두문불출하며 작품을 제작해왔다. 

허스트가 언론에 밝힌 이번 전시에 투입된 비용은 자그마치 5000만파운드(한화 709억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작품을 제작하고, 이를 베니스로 운송해 설치하는데 막대한 금액이 투입된 것. 

그러나 데미안 허스트의 신작을 컬렉션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컬렉터들이 전세계에 포진해 있다고 하니, 이번 전시가 피노 회장의 패착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일부 작품들은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고, 슈퍼리치들의 컬렉션 리스트에 오를만한 것도 꽤 있다. 즉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와 미술시장에서의 반응은 꼭 일치하지 않으니 말이다. 

아울러 호불호가 갈리긴 하겠지만, 워낙 큰 화제를 불러모으는 유명작가의 블록버스터 전시여서 베니스 피노의 미술관에는 올해 내내 엄청난 관람객이 몰려들 것으로 관측된다. 전시는 오는 12월3일까지, 자그만치 8개월이나 계속된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세계 미술계를 쥐락펴락하며 논쟁적이면서도 대단히 파워풀하고, 일면 심오하기도 했던 작업을 지속적으로 쏟아냈던 최고 슈퍼스타의 ‘예술적 쇠락’을 이제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물론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같은 언론은 “엄청난 규모의 이번 전시는 승자의 귀환이다. 모조품에 대해, 믿음에 대해, 진실에 대한 놀라운 반영이다”라고 호평을 내놓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도 주말판에서는 그의 컴백을 커버스토리로 다루며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이제 막 전시가 개막된만큼 앞으로 미술전문가들이 어떤 평을 쏟아낼지 좀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그나저나 글로벌 미술계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가장 많은 이슈를 만들어내며, 가장 마켓을 잘 이해하는 슈퍼스타의 시대는 슬슬 저물어가는 걸까? 이 영리하고, 파워풀한 작가가 제발 일찍 조로하지 않길 바란다. 데미안 허스트 없는 미술계는 무척 심심하고, 건조할테니까…

[뉴스핌 Newspim]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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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헤즈볼라 사령관 잇따라 제거…이번엔 미사일 고위급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대대적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헤즈볼라의 최고위급 지휘관들이 잇따라 폭사하고 있다. 부대를 지휘하고 전투를 이끌어야 할 수뇌부가 계속 제거되면서 헤즈볼라의 전투 역량도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레바논의 보안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 때 헤즈볼라의 한 지휘관이 사망했다"며 "그는 헤즈볼라의 미사일 부대 사령관인 이브라힘 쿠바이시"라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접경지 두로 지역.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스라엘방위군(IDF)도 성명을 통해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 지역에 대한 공습으로 6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다"면서 "사망자 중에는 이브라힘 쿠바이시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IDF는 쿠바이시와 함께 헤즈볼라 미사일 부대의 고위 장교 여러 명도 폭사시켰다고 말했다. IDF는 이어 "지난 하루 동안 레바논 내 1500여 곳의 헤즈볼라 목표물에 약 2000개의 미사일·폭탄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20일 헤즈볼라의 정예부대인 라드완 부대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을 족집게 공습으로 죽였다.  아킬은 지난 7월 사망한 푸아드 슈크르에 이어 헤즈볼라의 2인자급 지휘관이었다. 이스라엘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번 작전을 '북쪽의 화살'로 명명하면서 "우리는 헤즈볼라에 대한 작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휴식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레바논 지역의 인명 피해도 빠르게 늘고 있다. 피라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월요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50명을 포함해 사망자가 총 558명에 달하고 부상자는 183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UN)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CNN과 인터뷰에서 "서방 지원을 받으며 첨단 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을 헤즈볼라 혼자서 상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레바논이 제2의 가자지구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면서 "이슬람 국가들이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권 수호를 자처하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ihjang67@newspim.com   2024-09-2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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