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북바이북'에서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JTBC> |
[뉴스핌=황수정 기자] '김제동의 톡투유'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었다.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북바이북' 카페에서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민수 PD와 방송인 김제동이 참석했다.
'김제동의 톡투유'는 지난 2015년 2월 20일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같은 해 5월 3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청중이 주인공이 되어 각 주제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프로그램이다.
연출을 맡은 이민수PD는 "문자 그대로 감개무량하다. 100회 녹화 때 나온 이야기인데, 한자로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말한다는 뜻도 있다. 거기에 하늘 자가 더해지면 일백 뜻의 '백(百)'이 된다.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가 모여 백 가지 이야기, 온갖 이야기가 됐다는 뜻으로 해석해주더라. 앞으로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말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자리가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제동은 "사실 100회에 특별한 의미나 감회같은게 없다. 그 회만 특별한 게 아니고 한 회, 한 회 쌓아온 것이기 때문이다. 제가 무엇을 했거나 제작진이 한 것보다, 사람들이 다 이야기해고 만들어온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주도하기보다 참여자로서 함게 했기 때문에 100회에도 감흥이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게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제동의 톡투유'는 1회 김종민을 시작으로 가수, 배우, 코미디언 관계 없이 많은 게스트가 출연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100가지 주제에 100명의 게스트가 출연했으며, 누적 청중은 약 5만7000여 명이다.
이민수PD는 92회 녹화 당시 입양된 누나와 동생의 42년 만의 극적인 재회에 대해 "전혀 연출이 아니고 현장에서 가족들이 만났다. 김제동 씨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걸 연출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톡투유'가 이런 역할을 하는구나 싶어서 개인적으로 신선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감동해줘서 가장 기억에 남고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김제동은 "정말로 다 기억에 남는다"면서도 "울산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데 길치였다. 승객들이 바로 뒤에 앉아 다음 정류장을 알려준다. 그런데 덕분에 대화도 되니까 재밌다고 하셨다. 갑자기 어떻게 지내시는지 문득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제동은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사람들은 아이들, 학생들이다. 한 아이가 '아나키스트'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는데 그 어머님이 '우리 아이가 이런 얘기 하고 다녀도 되냐'고 걱정하더라. 방송에서는 편집됐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북바이북'에서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이민수PD(오른쪽)가 답을 하고 있다. <사진=JTBC> |
'김제동의 톡투유'는 지난 2015년 12월 20일 33회 방송분이 자체 최고 시청률 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이하동일)를 돌파했으며, 2016년 11월 13일 80회 방송분이 자체최고 시청률 3.7%로 갱신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직접 신청해 자신들의 속깊은 이야기를 하는 방송. 여전히 높은 관심과 신청에 대해 이민수PD는 "저도 의아스럽다. 가장 일상적인 자기 이야기들을 때로는 웃음, 때로는 눈물로 다 해낸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그분들이 하는 이야기를 다른 의도를 가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김제동은 "이곳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해도 안전하고 비난받지 않는다는 묘한 분위기가 있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사람들이 받아주기 때문에 자기 이야기를 충분히 쏟아낼 수 있는 것 같다. 이 순간만은 천국같다. 저는 천국이 누가 어떤 얘기를 해도 되는 그런 형태일 거라 생각한다"며 "여기는 청중이 아니라 화중에 가깝다. 주도권을 본인들이 쥐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사람들은 방송에서 늘 장식품이었는데, 여기서는 지위를 격상시켜놨다. 오히려 무대 위 전문가들이 고개 끄덕이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고 전했다.
'김제동의 톡투유'가 100회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또다른 이유, 이 프로그램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민수PD는 "사람들이 서로의 말에 위로가 되고 그 자체가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스스로 자연스럽게 만들어가고 있다. 특별히 제작진이 무엇을 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김제동은 "지금가지는 어떤 주제를 정해놓고 사람들을 모으는 방식이라면, '톡우유'는 그것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모여서 주제를 만들어낸다. 목적이나 주제 의식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함께 이야기하며 모두가 모두의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다. 스스로 마음의 해결책을, 제도적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 해결책이 안 나올 수도 있지만 그것이 톡투유가 가진 힘이자 재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 김제동과 제작진 <사진=JTBC> |
'김제동의 톡투유'가 마냥 꽃길을 걸은 것은 아니다. 최근 김제동은 '영창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제동은 "거짓말이다. 국정감사에서 부르면 하려고 불러라고 했는데 안 불렀다. 안 불러놓고 거짓말이라고 단정지으면 곤란하다"면서도 "나의 발언에 대해 곡해나 오해하는 부분은 전적으로 시청자분들의 자유다. 부담스럽게 느낄 때는 고소, 고발을 하고 있다. 반헌법적 세력과 타협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제동은 100회라는 오랜 시간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닥칠 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김제동은 "많은 분들이 공감을 안할 수도 있지만, 마이크를 들고 있는 동안 입을 다물 줄 알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 가장 성장한 징후가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김제동은 "듣는 즐거움보다 말하는 즐거움이 더 크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김제동의 톡투유'는 여전히 일요일 저녁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이민수PD는 "실명을 거론하기 힘들지만 다양한 분들을 모시려고 접촉 중이다.사실 게스트가 등장해 말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별로 없어 죄송하다. 그러나 일상적이고 삶의 얘기를 들을 수 있어 고마워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더 다양한 사람을 모실 것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김제동은 "PD나 제작진분들 다 마찬가지지만, 작가분들이 진짜 고생이 많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즉석에서 조율하고, 참아주고, 말할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모두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드러냈다.
한편, JTBC '김제동의 톡투유'는 100회는 오는 4월 2일 밤 11시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