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의료기관 클리닉 개설 및 의료장비 도입 등 급감
의료진 고용 및 채권 발행액도 급감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병원들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대형 투자 프로젝트와 고용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케어 폐지를 둘러싸고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불확실성과 잠재 리스크를 떠안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의료 기관들의 투자 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새로운 클리닉 개설과 고가 의료 장비 및 기술 도입, 의료진 확충 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규모로 이뤄진다.
트럼프 도널드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뿐만 아니라 관련 투자는 해당 지역의 음식점 비즈니스부터 교통 인프라와 그 밖에 대형 건설 프로젝트까지 2차 파급 효과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대선 이후 병원들의 움직임은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23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덴버 헬스케어 메디칼 센터는 지난해 2690만달러 규모로 클리닉 센터 건립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다섯 건의 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와 함께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석권하자 덴버 헬스는 당초 7370만달러 규모로 계획했던 프로젝트를 보류하기로 했다.
헬스케어 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크게 고조된 데 따라 신규 자금을 조달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대선 이후 환자들의 보험 가입과 혜택에 관한 전반적인 쟁점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주요 병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애리조나의 킹맨 리저널 메디컬 센터는 의료 기가 및 서비스 계약의 재협상에 나섰다. 신규 프로젝트를 보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비용 감축에 나서기로 한 것.
이 밖에 6개의 병원을 운영하는 앨라배나 대학 버밍햄 헬스케어 시스템은 의료진을 제외한 다른 부서의 고용을 전면 중단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연초 이후 미국 전역의 병원 고용은 877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413건에서 대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 기관들의 투자 위축은 채권시장에서도 확인됐다. 비영리 병원의 주요 자금 창구에 해당하는 채권시장에서 올들어 관련 기관들의 채권 발행은 전년 동기에 비해 36% 급감했다.
아메리카 애센셜 호스피털의 베스 펠드푸시 부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최근 상황은 병원들이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기에 매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골드만 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오바마케어 제도 하에 헬스케어 관련 일자리가 50만건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