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각기 다른 색깔의 한국 영화 세 편이 외화가 점령한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 시국과 맞닿은 ‘보통사람’, 19금 액션이 돋보이는 ‘프리즌’, 화제성만큼은 단연 최고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오늘(23일)부터 관객과 만난다.
◆1987년 보통사람이 2017년 보통사람에게…손현주x장혁 ‘보통사람’
‘보통사람’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전두환 정권이 직선제 개헌을 거부하는 호헌 조치를 발표한 1987년 봄, 군사독재가 절정에 달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 살인마 김대두와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에 픽션을 가미한 팩션 장르다.
타이틀롤 성진은 믿고 보는 배우 손현주가 연기,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여기에 장혁이 안기부 실장 규남을, 김상호가 자유 일보 기자 추재진을, 조달환이 연쇄 살인마 누명을 쓰는 김태성을 열연, 폭발적인 에너지로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히어로’(2013) 김봉한 감독이 3년 동안 공들인 작품이다. 러닝타임 121분. 15세 이상 관람가.
◆교도소, 완전 범죄 구역으로 다시 태어나다…한석규x김래원 ‘프리즌’
22일 전야 개봉으로 8만5063명의 관객을 미리 안고 출발한 ‘프리즌’은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절대 제왕 익호와 새로 수감된 전직 꼴통 경찰 유건의 만남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 죄수들이 출퇴근하듯 자유롭게 교도소 안팎을 오가며 범죄를 저지른다는 신선하고 흥미로운 설정으로 출발한다.
이야기를 이끄는 한석규와 김래원의 연기는 역시나 노련하다. 젠틀한 이미지의 한석규는 악인으로 변신했고, 로맨틱한 남자 김래원은 모처럼 거친 야성미를 드러냈다. 이외에도 조재윤, 신성록, 정웅인, 이경영, 김성균, 박원상, 한주완, 최성원 등이 열연을 펼쳤다. 캐릭터 간의 날 선 신경전과 화끈한 액션신이 백미다. 시나리오작가 출신 나현 감독의 데뷔작이다. 러닝타임 125분. 청소년 관람불가.
◆홍상수의 일기장(feat. 김민희)…‘밤의 해변에서 혼자’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 영희의 이야기를 담았다. 총 2부로 구성됐는데 1부는 독일 함부르크로 떠난 영희가, 2부는 한국 강릉에 돌아온 영희가 주인공이다.
알려졌다시피 영화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이야기와 꽤 많이 닮아있다. 홍상수 감독은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이들을 떼놓고는 보기 힘든 작품. 오히려 홍상수 감독의 일기장 또는 그의 연인(이라고 주장하는) 김민희를 위한 헌사라고 정의하는 게 맞다.
부정할 수 없는 건 김민희의 연기력. 이유가 어찌 됐건 김민희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인다. 실제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러닝타임 101분. 청소년 관람불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