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식이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특별시민' 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
[뉴스핌=장주연 기자] 적기를 제대로 골랐다. 정치인의 선거전를 다룬 ‘특별시민’이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극장가를 찾는다.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특별시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박인제 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민식, 곽도원, 심은경, 라미란이 자리했다
‘특별시민’은 현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치열한 선거전 이야기.
박인제 감독은 ‘선거전’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관해 “저는 시나리오 쓸 때 주제가 중요하다. 이번에는 인간의 가장 끈질긴 욕망인 권력욕, 권력욕의 가장 정점인 정치인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정치인들이 정치에 들어가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이자 순간이 선거라 가장 좋은 소재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역시나 배우들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이 소재 때문이었다. 변종구로 극을 끌고 가는 최민식은 “선거, 정치 이런 분야를 다룬 영화들이 많이 부족했다. 그러던 찰나 이런 좋은 시나리오가 들어왔다. 나름대로 삶을 살면서 느꼈던 정치, 선거에 대한 견해, 느낌들 이런 걸 같이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를 꼽자면 배우들의 연기 변신. 최민식은 드라마 ‘뜨거운 강’(1993) 속 정치깡패, ‘제4공화국’(1995) 속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오랜만에 정치인을 연기했다.
최민식은 “인간의 욕망이 집결돼 적나라하게 보이는 직업군이 정치인이 아닐까 싶다. 창작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굴절돼서 보일 수 있는, 욕망을 좇는 캐릭터에 끌린다”며 “따로 참고한 인물은 없었다. 쓸데없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추적해 온 것들이 있으니까 인물들의 총체적인 특성, 속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좋은 면, 나쁜 면을 발췌했다”고 밝혔다.
배우 최민식이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특별시민'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
지난해 ‘곡성’으로 부성애 연기를 보여준 곽도원은 변종구 캠프를 이끄는 베테랑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 역을 맡았다.
곽도원은 “처음 시나리오 읽고 사전에서 정치 뜻을 찾아봤다. 첫 뜻이 권력을 획득, 유지해서 쓰는 거였다. 이러한 것들이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서 국민이 힘들거나 행복하거나 하는 거다. 난 그 권력욕을 가지고 잘못된 욕망으로 썼을 때 관객들이 어떠한 재미를 느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했다”고 설명했다.
최민식, 곽도원에 못지않은 강렬한 두 여성 캐릭터도 있다. 먼저 심은경은 선거판에 겁 없이 뛰어든 광고 전문가 박경으로 변신했다.
그는 “여태껏 보지 못했던 새로움이 있었다. 박경이란 캐릭터에 정말 많이 매료됐다. 캐릭터의 연기적인 부분이 여태껏 제가 했던 캐릭터와 다른 점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어려운 점도 많았다. 일단 저의 성격과 달라서 어떻게 만들어 가는 게 좋을까 고민했다. 감사하게도 선배들, 감독들이 많이 도와줬다. 이번 영화는 연기적으로도 그렇고 정말 저를 많이 성장시켜준 작품”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라미란은 모처럼 웃음기를 거둔 캐릭터로 돌아왔다. 변종구의 대항마 양진주를 열연한 라미란은 “고민이 많았다. 여태 보여드리지 않았던 모습이었고 인물 자체가 가볍고 유쾌하지 않아서 걱정됐다. 또 (최민식과) 힘 차이가 많이 난다. 그래서 극 안에서도 다른 부분으로 공략하자 싶었다. 그러면서 부담을 조금 덜었다. 저한테는 거대한 바위를 두드리는 도전이었고 도전은 아주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라미란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촬영 전 걱정과 달리 곧 정치의 매력(?)에 빠져버린 것. 라미란은 “정치에 워낙 문외한이고 관심도 없었다. 근데 사람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고 반응하니까 욕심도 생기고 사명감도 생겼다. 이래서 하는구나 했다. 마치 연예인들이 인기가 많아지는 느낌, 내 편이 많아지는 게임 같은 느낌이라 흥미진진했다. 한 표라도 더 얻고 싶었다”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배우 심은경과 라미란이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특별시민' 제작보고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
소재가 소재인 만큼 현 시국과 연결된 질문도 피할 수 없었다.
박인제 감독은 “제가 이 나라에 살고 있고 여기서 글을 쓰는 입장에서 체화된 것들이 시나리오 안에 반영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영화라는 게 오늘 기획해서 내일 개봉하는 게 아니다. 3년 전부터 기획됐던 거라 이렇게 될 줄 저도 몰랐다. 그래서 개봉 후 영화가 어떤 형태로 받아들여질지 기대되면서도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이에 최민식은 “대의 민주주의의 처음과 끝은 선거가 아닐까 한다. 이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요즘 절실하게 느끼지 않느냐. 영화의 메시지는 정확하고 분명하다. 흔히 촌스럽다고 이야기하는 좋은 지도자, 정치인, 일꾼을 뽑는 거다. 그 기준에는 어떤 상황도 고려돼서는 안 된다. 큰 변화를 이뤘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다.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선거를 통해서 메이드 해야 할 때고 우리 영화 역시 그렇다”고 덧붙였다.
한편 ‘특별시민’은 오는 4월26일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